야구장.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 = 기호일보 DB
야구장.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 = 기호일보 DB

인천 A중학교 야구부 학부모와 감독이 갈등을 빚어 애꿎은 야구부원들만 피해를 입는다.

10일 A중학교 야구부 감독과 학부모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충북 보은군에서 동계훈련을 하던 중 후배가 선배 말을 듣지 않는다며 기합을 받았다. 기합을 주도한 감독과 기합을 받은 학생 학부모가 각각 다른 주장을 펼치며 갈등이 이어진다.

지난해 충북 보은군으로 동계훈련을 떠났고, 이 과정에서 기합을 준 사실까지는 학부모와 감독·코치 말이 일치한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들은 감독이 필요 이상으로 오랜 시간 기합을 주는 바람에 학생들이 구토와 탈진 증세를 보였다고 한다.

학부모 B씨는 "동계훈련을 떠난 야구부원 중 당시 2학년을 포함해 20여 명이 좁은 호텔 방에서 ‘엎드려 뻗쳐’ 자세로 30분 이상 단체기합을 받았다"며 "일부 야구부원들은 구토와 탈진 증세를 보였는데, 이는 명백한 학대"라고 주장했다.

반면 당시 코치였던 현 감독 C씨는 "30분 이상 기합을 준 적이 없다. 3분 기합 주고 1분 휴식하는 방식으로 모두 3차례 기합을 줬는데, 이마저도 운동하는 학생들 기초체력 향상을 염두에 둔 조치였다"며 "탈진한 학생은 없었고, 구토한 학생은 당일 음식을 잘못 먹은 탓이었다"고 반박했다.

또 학생 휴대전화 검사 과정을 두고 학부모들은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를 모두 훑어 인권침해라고 주장하고, C감독은 당시 감독 지시로 학생들이 성인물 영상을 저장했는지 여부를 점검했을 뿐이라며 맞서 갈등의 골이 깊다.

양쪽 주장이 팽팽하자 B씨를 비롯한 일부 학부모는 지난달 경찰에 C감독을 고발하고 시교육청에 민원을 접수했다.

이처럼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고 갈등이 심화하자 이 같은 소문이 지역 야구계에 일파만파 퍼져 야구부원들이 피해를 입는다. 갈등이 해결되지 않고 경찰 조사까지 받게 된 A중학교 야구부 출신 학생들을 야구 명문고가 꺼려해서다.

또 다른 야구부원 학부모 D씨는 "경기도를 비롯한 다른 지역 고등학교 진학을 결정한 학생은 몇 명 있지만 아직 진학 결정을 하지 않은 3학년 야구부원들이 너무 많다"며 "보통 5월 중에는 진학 결정을 해야 하는데 너무 답답하다"고 했다.

이어 "어른들 다툼에 학생들만 피해를 입어 속이 답답하고 미안한 마음에 눈물이 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C감독은 "학생들을 여러 고등학교로 데리고 다니며 테스트를 받도록 하는가 하면 적어도 내가 훈련시킨 학생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노력 중"이라며 "학생 지도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강인희 기자 kyh88@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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