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중한 실력을 갖춘 인천지역 여중생 검도 선수들이 진학에 어려움을 겪는다.

17일 인천시검도회에 따르면 인천지역 중·고등학교를 통틀어 단 4개 교만 검도팀을 운영하고, 여중·고에는 아예 검도팀이 없다. 실업팀도 시 소속 남자팀이 유일하다.

여학생 선수들이 해마다 전국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고도 마땅한 진학처가 없다 보니 7년 사이 검도 꿈나무 5명이 다른 시도로 모두 빠져나갔다.

지난 13∼16일 한국 중·고등학교 검도연맹 주최로 경남 남해실내체육관에서 연 대한검도회장기 전국 중·고등학교 검도대회에서 인천지역 여중생 2명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들은 단체전에서 우승했고, 이 중 1명은 개인전을 포함해 대회 3관왕을 달성했다.

여중생들은 인천지역에 검도부를 운영하는 학교가 없다 보니 검도관 지도사범과 재학 중인 학교장 도움으로 단체전에 출전했고 3관왕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만 이들은 진로가 막히는 현실과 맞닥뜨렸다.

중학생 우승자 2명을 배출한 A검도관 김도성 사범은 "국가대표가 꿈인 두 학생 진로가 불투명해 안타깝다"며 "다른 지역에서 스카웃 제의가 빗발치지만 학생이나 학부모는 급격한 환경 변화를 걱정한다. 인천에 여고팀을 창단해 2명의 진로가 밝아지면 좋겠다"고 했다.

인천시나 시교육청은 언제든 여자 검도팀 지원은 가능하다는 태도지만, 우선 학교 측이 팀을 만들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시 관계자는 "고교에서 검도팀을 만들면 초기 지원은 가능하고, 꾸준한 지원과 맞물려 좋은 성적을 내면 시 차원에서 여자실업팀 창단도 충분히 논의할 만하다"며 "다만, 학교 측에서 먼저 의지를 갖고 팀 창단을 추진해야 뒷받침하는 부분이어서 학교장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현실은 어둡기만 하다.

인천 검도 명문 B고교 관계자는 "남녀 훈련 방법도 다르고 합숙 훈련이나 시설도 미비해 여자팀 창단은 어렵다"며 "지금은 남자팀 운영만으로도 벅차다"고 난색을 표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최근 학령인구가 줄고 인원과 예산을 확보하기 어려워 운동부 운영을 기피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엘리트체육 육성 차원에서 비인기 종목 위주로 운영하는 체육중학교 설립을 중·장기로 계획해 추진 중"이라고 했다.

김동현 인턴기자 kdh@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