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이 없는 인천시 옹진군 자월면 섬마을 택배가 한 달째 발이 묶였다. 18일 옹진군과 자월면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섬에서 육지로 우체국 택배를 보내지 못했다. 택배를 육지로 운반해 줄 인력이 없기 때문이다.

우체국이 없는 자월면 자월·승봉·대이작·소이작도는 그동안 집배원이 택배를 거둬 배에 실었다. 이후 우체국물류지원단 계약업체 직원이 택배를 육지 우체국까지 운반해 접수하는 일을 했다.

원래 업체의 정해진 업무는 섬으로 들어가는 우편물과 택배를 섬 집배원에게 전달하는 일까지다. 그런데도 노인들이 많고 우체국이 없는 섬 특성을 고려해 추가로 택배를 들고 나가는 업무까지 자처했다.

하지만 일에 품이 많이 들면서 계속하기가 어려워졌다. 섬 4곳에서 최대 20개까지 택배를 수거하면 업체는 택배 80개를 육지 우체국까지 가지고 나가야 한다. 우체국에서 무게를 달고 주소를 확인한 뒤 택배를 부치고, 현금을 주고 거스름돈을 전달하는 일까지 하다 보니 차츰 버겁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결국 업체 직원은 지난 4월부터 택배 운반이 어렵다고 결정했다. 우체국물류지원단과 맺은 계약과 과업 지시에도 섬에서 육지로 택배를 운반하는 업무는 포함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운반이 어려워지자 집배원들 역시 택배를 수거하지 못한다고 주민들에게 안내했다. 하루아침에 택배를 못 보내게 된 주민들은 불편이 큰 상황이다.

정철호 이작3리 이장은 "노인들이 곡식이나 생선을 육지에 있는 자식들에게 보내고 싶은데 택배를 못 보내니 힘들다"며 "우체국이 없는 섬은 인천까지 물건을 들고 나가 부쳐야 한다"고 했다.

주민 원성이 이어지자 군은 택배 운송이 가능하도록 건의하는가 하면 방법을 찾는 중이다. 우체국이 없는 섬지역에 운송을 전담하는 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군 관계자는 "주민 불편이 커 지난주 배준영 국회의원실에 민원사항을 전달했다"며 "우체국 쪽과도 협의를 했고, 현재 대책을 논의하는 중이라고 들었다"고 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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