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다고요? 우리는 이렇게 놀아요. 또래 친구들과 함께 봉사활동하는 시간 자체가 즐겁고 새로운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봉사, 사전은 ‘남을 위해 자신을 돌보지 않고 힘을 바쳐 애씀’이라고 풀이한다. 단어 뜻만 보더라도 봉사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기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중고생들로 구성한 ‘해늘봉사단’이 말하는 봉사는 조금 다르다.

2010년 발족한 해늘봉사단은 의왕시청소년수련관에서 가장 오래된 자치기구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그동안 해늘봉사단 이름으로 유기견보호소부터 지역 노인들까지 지역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손길을 보태는가 하면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 주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한다.

해늘봉사단은 스스로 봉사활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모여 소규모로 운영하는 청소년 봉사단체다. 단원들은 한 달에 한두 번씩 모여 회의를 열고 다음 봉사 장소를 결정한다. 학생들 스스로 참여 의지가 높기에 가능한 일이다.

오시은 청소년지도사는 "해늘봉사단은 회마다 봉사하는 곳이 다르다. 하나의 주제로 한정 짓지 않고 그때그때 학생들끼리 의견을 모아서 새로운 곳을 찾아간다"며 "워낙 참석률도 높고, 무엇보다 활동하려는 의지가 대단하다"고 자랑한다.

중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단원으로 활동 중인 윤성호(백석대 청소년학과 3년)씨는 "활동하다 보니 자기계발을 하거나 진로 탐색할 기회가 많았다. 무엇보다 다양한 현장을 경험하면서 다양한 직종을 이해하게 됐다. 후배 단원들과 팀워크도 좋아서 즐거운 마음으로 활동하면서 꿈도 찾았다"고 말했다.

올해로 6년째 활동 중인 방세강(우성고 3년)기장은 "전에 유기견보호소에 봉사하러 갔는데, 강아지 알레르기가 있는 친구가 알레르기 약까지 복용하고 와서 쓰레기라도 줍겠다며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며 "봉사활동을 오랫동안 하게 된 까닭은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단원들이랑 함께 놀면서 ‘즐거움’을 찾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주빈(모락고 1년)부기장은 "다양한 봉사 경험을 쌓다 보니 삶에도 좋은 영향을 끼친다"며 "봉사활동을 하면서 장래 희망 직업으로 청소년지도사를 꿈꾸게 됐다"고 말했다.

해늘봉사단은 단순히 봉사활동을 하는 단체가 아니다. 청소년기 학생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배움의 기회를 선사하고 지역과 어울리는 방법을 몸소 익히고 체험하면서 자기계발이나 진로를 탐색할 기회를 찾는다. 올해는 지역 노인 위주의 정기 봉사를 계획 중인 단원들은 남을 위한 봉사가 아니라 우리 모두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고 입을 모은다.

의왕=이창현 기자 kgpr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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