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한 차가 인천 중앙공원 제9지구 공영주차장 자리를 차지했다.
방치한 차가 인천 중앙공원 제9지구 공영주차장 자리를 차지했다.

인천에 사는 최모(30)씨는 퇴근한 뒤 항상 고민에 빠진다.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다가 운 좋게 집 가까운 곳에 주차를 하느냐, 대체로 차가 적어 항상 자리는 있지만 집에서 1.5㎞가량 떨어진 공영주차장에 주차하고 집까지 걸어가느냐, 늘 갈림길에서 서기 때문이다.

집 근처에도 공영주차장은 있지만 장기간 방치한 차 몇 대가 주차면을 차지한 통에 최 씨가 용케 주차할 공간을 찾기란 만만치 않다.

퇴근한 뒤 동네에 도착해도 공영주차장 이곳저곳을 돌다 결국 자리를 찾지 못하고 먼 곳에 차를 대고 들어가면 30분은 너끈하게 걸려 외려 바쁜 날 최 씨는 멀지만 단박에 주차가 가능한 곳으로 이동한다.

참다 못한 최 씨는 구청에 민원을 넣었고, 구는 차에 이동경고장을 부착하고 2개월 뒤 견인하겠다고 했다.

최 씨는 "방치한 차가 자리를 차지하는 바람에 집 주변 주차는 꿈도 못 꾼다"며 "시간이 조금 걸리지만 해결된다니 속이 후련하다"고 했다.

이처럼 인천지역 곳곳에 방치한 차가 즐비해 시민들 불만이 속출한다.

22일 인천시에 따르면 방치 차 적발·신고 건수는 2022년 2천964건(자체 적발 420건·주민 신고 2천544건), 2023년(1∼4월) 1천477건(자체 적발 332건·주민 신고 1천145건)이다.

집계한 주민 신고 건수는 방치 차뿐만 아니라 무단 주차한 차까지 포함해 무단 방치한 차는 실제 이보다 적지만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적발·신고 건수 2천964건 가운데 ▶자진 처리 1천429건 ▶강제 처리 94건 ▶진행 중 1천441건이고, 올해 적발·신고 건수 1천477건 가운데 ▶자진 처리 822건 ▶강제 처리 25건 ▶처리 중 630건이다.

이날 오전 10시께 미추홀구 중앙공원 제9지구 공영주차장에서는 한눈에 봐도 장기간 방치한 차라는 사실을 알아차릴 만큼 지저분한 차 2대를 확인했다.

차는 수개월간 운행하지 않았는지 먼지가 수북이 쌓였고, 타이어 바람이 빠져 주저앉은 채였다.

윤모(54)씨는 "이 차는 오랜기간 같은 자리에 방치되지만 공영주차장이라 당장 처리하지 못한다고 들었다. 정말 방법이 없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차를 무단 방치하면 도시 미관을 해치기도 하지만 심각한 주차난을 초래한다"며 "각 군·구마다 조례를 만들도록 해 공영주차장에 있는 방치 차도 하루빨리 조치하겠다"고 했다.

유지웅 기자 yj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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