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보원 ㈔글로벌녹색경영연구원 교수
서보원 ㈔글로벌녹색경영연구원 교수

노자는 도덕경에서 ‘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라 했다. "이것이 도(道)다"라고 하면 "그것은 벌써 도가 아니다"라는 것이다. "도라고 해도 항상 같은 상황의 도가 아니다"라는 뜻이다. "이것이 경영의 정도(正道)인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기업의 연공 서열 방식 조직 구조가 바뀌고 협의회와 같은 수평 구조 조직이 나타났으며, IoT 기반 정보관리 접근 방법이 대세로 굳어지고 생산, 판매, 재무, 인사관리의 환경 변화가 크다. 경제적 성과 지침도 변하고 사회적 가치 기준도 다양하게 발전하며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도 각양각색이다. 서로 다름이다. 그러나 다름을 인정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정의와 공정가치는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며, 다양성과 포용성이 주목받는다. 

동반성장을 위한 협업기업이 꾸준히 는다. 인류 전체가 지구상에서 누릴 수 있는 가치가 나이별·지역별·인종별·소득수준별·교육환경의 차이를 없애는 유엔 환경계획의 목표로 세워진 이유다.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를 통한 평등과 격차 해소가 인류의 풀어야 할 과제로 자리매김했다. 

기업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발전한다. 기업이 더 나은 성장을 하려면 이해관계자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책임이 있다. 기업은 살아남기 위해 생산과 판매를 지속한다. 시너지를 키우고 발전지향적으로 성장할 때 기업은 존속한다. 그리고 이러한 지속성장·발전을 위한 노력을 다한다는 것은 늘 미래 세대가 써야 할 자원, 사회적 가치 그리고 자연환경을 현 세대가 미리 당겨 쓰거나 훔쳐서 쓰거나 낭비하거나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전제한다. 

그렇다. 자연은 자연스럽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데로 흐르고, 실개천이 모여 하천을 이루고 강을 거쳐 바다에 다다른다. 이것이 자연의 섭리다. 아침이면 해가 뜨고 저녁이면 해가 진다. 봄이 오면 만물이 소생하고 여름이면 성장해 가을이면 단풍이 지고 겨울이면 눈이 온다. 이것이 이치이고 자연 현상이 아니던가?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중견기업들이 같이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하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와 환경오염 주범으로서 책임져야 할 사회적 비용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 시점에서 대기업이 나설 때다. 대기업은 일반적으로 자본력, 기술력, 마케팅력이 중소벤처기업보다는 우위에 있다. 그러므로 중소벤처기업들과의 동반성장을 위해서는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지출에 인색해서는 안 된다. 

급기야는 EU의 공급망 실사법이 독일을 중심으로 2023년부터 발효·적용됐다. 공급망 실사법 적용을 받는 기업은 노예노동이나 아동노동, 임금 착취, 온실가스 배출, 환경오염,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훼손, 산업재해, 직원 건강 위협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또 비즈니스 모델과 경영전략이 지구 온도 상승 폭을 파리협약이 정한 바 1.5℃ 이내 억제 목표를 준수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대기업만의 문제에서 그치지 않고 제품에 들어간 협력사의 부품 조달을 위한 공급망에서 발생한 탄소배출에 관한 내용을 소급해서 제품 생애주기에 반영하도록 했다. 1차·2차·3차 협력사들이 풀어야 할 환경, 사회, 지배구조 문제 해결에 대한 공동 관심과 동반성장할 전략안을 같이 마련할 필요가 있다. 

EU에 수출하려는 기업들은 탄소중립을 위한 제품 생산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러기 위해서는 우선 ESG 경영환경을 조성하려는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여기서 실천하려는 CEO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 이는 많은 시간과 큰 비용이 소요될 사안이기 때문이다.

기업은 사회에 공헌해야 할 바를 찾고 기업 공동체와 합일된 공동 관심사를 기업에 내재화하도록 필요한 계획과 교육활동, 그 결과물을 늘 준비해야 한다. 협력사를 생각하고 고객 요구사항을 분석하며 종업원의 처우 개선 사항을 찾고 투자자의 투자지침을 정확하게 파악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 

ESG 경영 내재화를 위한 노력에는 리더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ESG 경영은 공유가치의 실천 활동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마이클 포터 교수의 가치사슬 이론에서 부가가치는 제품 생산 공정상에서 가로의 흐름인 돈을 쓰는 과정과 세로의 관리 사이클을 통한 돈을 버는 과정이 서로 격자로 만날 때 나타난다. 그리고 제품 생애주기의 기업 간 연속적인 가치사슬을 통해 CSV로 확장되며 ESG 경영으로 내재화된다는 사실이다. 

개인과 기업은 공정과 정의에 기초해 다양성과 포용성을 인정하려는 지구 공동체가 되도록 격차 해소와 불평등이 없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물려받은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사회·문화적 가치를 서로 아껴 쓰고, 나누고, 바꿔 쓰고, 다시 쓰는 노력에서부터 공유가치를 실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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