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동
이강동

마을 지명이었던 가야와 임나는 국호가 된다. 가야의 영토에 있는 김해 구지산과 합천 가락산(가야산)은 가야국에서 신성시했던 명산이다. 가야국 최고의 신산이었다. 국모신 정견모주의 신령이 모셔졌다고 전해지는 산이다. 

김해 구지산에서 자주색 실로 묶어 놓은 금합이 발견됐다. 금합을 열어 보니 황금알 6개가 있었다. 민중들이 신비스럽고 놀라워하면서 알을 깨 보니 15세 정도의 남자 6명이 태어났다고 한다. 형제 중 한 명을 임금으로 모신다. 김수로 왕이다. 금합에서 태어났다고 해서 성을 김씨로 했다. 나라를 건국하고 국호를 대가락국으로 했다. 중국 고서에서는 가야를 구라로 표기했다고 한다. 

김수로왕의 별칭은 청예다. 인도 아유타국 공주를 왕비로 맞이했다. 이름을 허황옥이라 했다. 먼 길을 선박으로 온 허 왕비는 고향에서 붉은색이 나는 큰 돌멩이 5개를 가져온다. 그 돌멩이들을 선박 가운데 부분에 탑을 쌓아 놓아 거센 풍랑을 잠재우고 안전하게 망산도에 도착한다. 붉은색 돌멩이들은 파사탑이 된다. 

김수로왕은 가야의 9간을 임명한다. 간은 부족의 존장을 일컫는 존칭이다. 아도·여도·피도·오도·류수·류천·오천·신천·신귀의 존장들을 임명한다. 가야는 무기류 등 생활물품들을 넉넉하게 자급자족했던 나라였다. 신라와 몇 차례 전쟁을 할 정도로 군사력도 막강했던 나라다. 함안의 아나가야, 고성의 소가야, 고령·합천의 대가야, 성산·벽진의 가야, 고령·함창의 가야는 김수로왕과 같이 태어난 형제들이 임금이 된다. 김해·웅천·창원·칠원·진해·사천·진남·곤양·진주·동래·나주·남원 지역은 모두가 가야국 영토였다. 

가야는 마한·진한·변한과 동맹을 맺은 시기도 있었다. 중국 고서에서는 신라왕은 본래 백제인이라고 표기한 부분도 있다고 한다. 백제인들이 바닷길로 신라에 잠입해 나라를 건립했다는 내용이 있다고 한다. 562년 신라에 의해 멸망한 가야는 유민들이 떠나 생활하는 지역에 임나라는 마을 지명을 사용해 임나가야국을 건국한다. 중국 고서에서도 가야 유민들이 새로운 가야국을 건국했다는 내용이 있다고 한다. 일본이 주장하는 임나 일본부는 거짓으로 밝혀졌다. 

김수로왕은 재위 158세에 훙(薨)하고 허황후도 157세에 훙(薨)한다. 김수로왕과 허황후의 능은 김해 구지산에 있다. 허황후가 낳은 아들 8명 중 2명은 허황후의 성씨를 따라 허씨로 했다. 가야 민중들은 김수로왕과 허황후가 죽은 뒤 신으로 모셨다고 한다. 

백제 비류와 온조의 후손들이 가야국을 통치했다는 문헌도 있다. 가야국은 동맹체였는데 어느 시기부터 가야를 통치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백제와 가야가 서로 교류했다는 점은 확실하다. 가야 토기와 유물들이 부여에서 출토된 일이 있기 때문에 백제와 가야가 동맹국이었다고 볼 수 있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부여 쌍북리에서 출토한 가야 유물들을 2021년 공개했다. 백제 영토에서 가야 토기가 출토된 데 대한 관련 학계의 관심이 대단했다. 충주지역도 임나가야였다는 문헌도 있다. 충남 부여(사비) 시기는 495∼538년 문주∼상근∼무령∼성명왕이 재임했던 시기다. 

백제 비류와 온조 후손들은 가야를 통치하다가 539년 일가들이 있는 일본으로 건너가 생활했다. 일가들과 유민들이 생활하는 야마구치·오오구치·미호리야타·나가노 지역은 백제 유민들의 정착지다. 가야 유민들도 일본으로 많이들 떠났다. 일본 교토에는 인천과 관련 있는 중요한 사당도 있다. 인천과 일본 황실은 인척 관계가 된다는 문헌을 보면 교토 히라노사당은 인천 역사의 시작으로 보는 백제 비류와 직계 후손으로 초고~구수~무령~성명왕과 간무일왕~간무일왕 생모의 신위를 모셔 놓은 사당이다. 일본 정부가 직접 관리한다. 

제125대 아키히토 전 일왕은 간무일왕의 생모가 백제 무령왕의 후손이라 한국과 인연이 있어 한국 방문을 여러 차례 밝혔다. 역량을 갖춘 인천시가 직접 아키히토 전 일왕 초청에 나서도 좋을 듯싶다. 문헌의 사실을 순박하게 밝힌 아키히토 전 일왕의 인천 방문이 성사된다면 시민들의 환영도 대단할 것이다. 백제와 두텁고 긴밀한 교류가 있었던 가야의 무덤들이 9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는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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