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꾼 장사익이 4년 만에 공연을 연다. 10일 이천아트홀에서 소리판 ‘사람이 사람을 만나’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천문화재단 제공>
소리꾼 장사익이 4년 만에 공연을 연다. 10일 이천아트홀에서 소리판 ‘사람이 사람을 만나’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천문화재단 제공>

이천문화재단은 오는 10일 오후 6시 이천아트홀 대공연장에서 장사익소리판 ‘사람이 사람을 만나’를 선보인다.

코로나19의 강을 건너 4년 만에 열리는 장사익의 공연은 거리 두기, 집합 금지로 멀어졌던 시간을 치유하려는 듯 공연 제목을 ‘사람이 사람을 만나’로 정했다. 마종기 시인의 ‘우화와 강’ 한 구절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에서 인용한 이 제목은 서로 부대끼며 슬픔과 기쁨, 용기와 믿음을 나누는 일이 사람살이의 중심임에도 그동안 유예됐던 만남의 의미를 다시 새겨 보자는 뜻을 담았다.

장사익은 1994년 45세로 데뷔한 이후 가요, 국악, 재즈를 넘나들며 구성지고 비강하면서도 폭발적인 창법으로 마니아층을 만들었다. 더욱이 삶의 깊이가 느껴지는 아름다운 시에 곡을 붙임으로써 단순히 듣고 즐기는 노래에서 더 나아가 인생의 의미를 돌아보는 묵직한 감동을 불러왔다.

살아있는 매 순간이 절정이라고 믿는 장사익은 봄의 신록도, 한여름 무성한 초록도 싱싱한 아름다움의 절정이지만 봄여름 다 지나고 잘 익은 가을빛에 물들어 가는 나뭇잎 같은 노래를 꿈꾼다.

장사익은 10년 후, 20년 후 행여 노래를 잃어버리는 나이가 돼 그저 시를 낭송하듯이 노래를 흥얼거릴 뿐일지라도 목이 아니라 가슴으로, 온몸으로 노래를 부르길 바란다고 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서정춘 시인의 ‘11월처럼’, 허형만 시인의 ‘구두’, 한상호 시인의 ‘뒷짐’을 노래할 예정이다. 모두 나이를 먹으며 깨닫는 지혜가 담긴 내용으로 인생의 가을을 맞이한 자신은 물론 관객들에게도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하나?"에 대한 질문과 답을 제시한다.

또 시를 읊으면 음악이 따라오고 음악이 흐르면 노래가 되는, 시와 노래가 서로를 부르고 다독이며 순응하는 모습을 보여 줄 예정이다.

예매와 자세한 사항은 이천문화재단 홈페이지(www.artic.or.kr)나 문화사업팀(☎031-636-2202)에서 확인 가능하다.

이천=신용백 기자 syb@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