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최초 공공기관 경영평가 5년 연속 1위, 전국 최초 기본재산 1조 원 달성을 비롯해 ‘전국 최초’, ‘전국 최대’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붙었던 경기신용보증재단이 이제 ‘최고’라는 수식어에 도전한다.

올해 1월 경기신보 이사장에 취임해 변화를 추구하는 시석중 이사장은 기술력은 있지만 담보력이 부족해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보증기관’ 기능에 더해 도민의 금융·비금융을 포함해 모든 사안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대전환을 꾀한다.

도민의 ‘성공과 기회’를 보장하려고 컨설팅, 교육, 각종 경영정보 제공을 비롯한 비금융서비스 지원까지 준비해 경기신보가 도내 소기업·소상공인들에게 사랑받는 금융기관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는 목표다.

시 이사장은 ‘도민 중심’, ‘현장 중심’, ‘성공과 기회’라는 세 가지 경영철학을 강조한다. 같은 맥락에서 최근에는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해 다가오는 위기를 타개하려고 앞장서 자구책을 마련하는 중이다.

다음은 시 이사장과 일문일답.

-경기신보 경영철학은.

▶경기신보는 도정 철학과 비전에 발맞춰 ‘도민 중심’, ‘현장 중심’ 정책으로 도민에게 ‘성공과 기회’를 제공해 민생 안정에 이바지한다는 목표로 운영한다.

민선8기 경기도의 ‘실사구시, 공명정대’라는 도정철학과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 더 나은 기회’라는 도정비전은 혁신과 성장으로 도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한다. 정치와 관련한 계산 없이 실학정신과 민생 위주 도정을 펼치겠다는 강력한 의지와 의미를 담은 셈이다.

도민 중심·현장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하려면 중소기업·소상공인과 경기도 지역경제 현장에 대한 이해를 전제해야 한다. 이에 도민과 활발히 소통하려고 고객자문위원회를 출범하고 타운홀 미팅을 열었다. 앞으로도 도민과 소통 채널을 다양하게 만들어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

더구나 현재 복합 경제위기 속에서 신용보증만으로는 도민에게 ‘성공할 기회’를 보장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궁극으로 도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자생력을 강화하는 컨설팅, 교육, 각종 경영정보 제공 같은 비금융서비스 지원을 준비 중이다.

-조직 개편 방향은.

▶지역경제 활성과 서민경제 안전판으로서 경기신보의 할 일과 미션을 강화하려고 조직 개편을 추진 중이다.

우선 기획조정실과 재기지원부 이름을 바꿨다. 경기신보 미래 성장을 위한 전략 수립과 정책 연구 기능을 강화해 발전 방향을 모색하려고 기획조정실을 ‘전략기획실’로 바꿨고 미래전략팀을 신설했다. 미래전략팀은 2030 중장기 전략 추진 점검, 경영 기획, 혁신, 신사업 발굴, 정책 연구 업무를 맡는다.

재기지원부는 ‘채권관리부’로 이름을 바꿔 영업점 업무 효율성을 제고하면서 영업점 채권 관리 업무를 본점으로 집중했다. 채권관리부는 관리기획팀과 채권관리1∼3팀으로 구분해 영업점 보증 부실, 구상채권 관리 업무와 채권관리센터 특수채권 관리 업무를 맡는다.

7월에는 대폭 조직 개편으로 신용보증과 재기 지원이라는 본연 업무 기능 수준을 높이는 한편, 수요자 맞춤형 사업 성공을 지원하는 컨설팅과 멘토링, 투자·융자 연계 보증서비스 제공 같은 다양한 임무와 기능을 앞장서 반영할 계획이다.

이번 조직 개편으로 경기신보의 본질을 당초 ‘신용보증업’에서 도민 사업 성공을 지원하는 ‘금융서비스업’으로 다시 정의했다. 실제 자금 유통뿐만 아니라 기업 경쟁력 강화와 사업 성공에 필요한 기본 컨설팅과 경영 정보를 제공해 사업 성공을 지원하는 비즈니스 파트너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기본 방향은 ▶부서 간 유사·중복 업무 통폐합 ▶주요 업무 프로세스에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도입 ▶마케팅 기능 강화 ▶미래를 지향하는 조직 구축이다.

-상세한 ‘금융서비스 기관’ 대전환 계획은.

▶단기로는 시대 변화와 요구에 맞게 미션과 비전을 다시 정립하고, 조직 체계를 정비해 신용보증과 재기 지원이라는 기본 업무수행에서 한발 더 나아가 도민의 사업 성공을 지원하도록 ‘컨설팅 기능’을 탑재하고 경영정보를 제공하는 ‘통합 지원 플랫폼’을 구축하겠다.

장기로는 경기신보가 자체 수익으로도 보증 지원이 가능한 선순환 지원 체계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그 다음 도내 공공기관과 협업을 바탕으로 소상공인·중소기업 편의와 경쟁력을 강화하려고 자금 지원, 판로 개척, 컨설팅, 교육, 구인·구직 같은 다양한 정책을 제공하는 ‘경기기회 통합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통합 플랫폼으로 공공서비스가 필요한 도민은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다양한 정책을 지원받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현장을 많이 찾았는데 느낀 점은.

▶올해 취임한 뒤 상반기에는 타운홀 미팅과 고객자문위원회를 거치면서 도민들이 원하는 바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의견은 경기신보 문턱이 높다는 점과 경기신보가 무엇을 지원하는 곳인지 모르는 도민들이 많다는 점이다. 문턱이 높다는 뜻은 다른 말로 제출할 서류가 너무 많고, 절차가 복잡하고, 설명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현재 시범운영 중인 비대면 플랫폼은 경기신보 문턱을 낮추고 접근성과 편의성을 올리는 데 방점을 둔다. 공개할 플랫폼은 ‘내 손안의 보증, EASY-ONE’으로 ‘무방문·무서류·무대기’라는 3무(無)로 언제 어디서든 365일 24시간 보증 신청에서 대출까지 한번에 가능한 모바일 앱이다.

그간 보증을 신청하고 지원까지 20여 일이 걸렸다면 앱을 이용하면 최대 7분 안에 해결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왔다. 고객 접근성과 이용 편리성은 물론 문턱을 낮추는 데도 도움을 주리라 본다.

-출연금 확보 방안은.

▶취임 직후 복합 경제위기가 장기간 이어지는 상황에 앞장서 대응하려고 도내 각 시장·군수와 면담을 했다.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중소기업 지원에 필요한 추가 출연에 대해 공감했고, 각 시·군 주요 정책사업 지원 협력으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활동으로 연초 수립한 출연금 목표 금액인 1천100억 원에서 약 200억 원 추가 출연 약속을 받았다.

최근에는 시장·군수, 도의원 명예지점장 행사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몸소 체험하면서 출연금 확대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더 높아졌다. 도에서도 김동연 지사가 지난달 30일 도정회의에서 최우선으로 추경에 소상공인·중 소기업 지원 예산을 반영하라고 지시했다.

더불어 금융기관 법정 출연 제도인 의무출연 요율을 높이려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의무출연제도는 시중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이 대출 잔액의 일정 수준을 보증기관에 의무출연하는 제도로, 현재 지역신보 출연요율 0.04%를 0.08%로 올리려고 재단 중앙회와 17개 지역재단이 공동 노력 중이다.

-경기신보 이사장으로서 목표는.

▶임기 중 도민의 경제위기 극복과 사업 성공의 꿈을 이뤄 줄 만한 ‘경기신용보증재단’을 만드는 일이 목표다.

도내 중소기업, 소상공인은 코로나19 팬데믹이 곧 끝나리라는 희망을 안고 하루하루 견뎠다. 여기에는 늘 전국 지역신보 중 최다 지원 금액과 건수를 이뤄 낸 경기신보가 함께했다. 1996년 설립한 뒤 도민들이 각종 위기를 겪을 때마다 도민 옆에서 적극 보증을 지원해 지역경제에 긴급 자금을 수혈하는 일을 도맡았다.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복합 경제위기 상황은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가 안 되는 거대한 ‘퍼펙트 스톰’이 되리라는 우려가 커지는 실정이다. 방파제 격인 경기신보가 앞장서 대응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위기를 극복하도록 지원하고, 고통을 최소로 줄이는 데 노력하겠다. 

혁신과 정비로 신용보증 지원을 넘어 사업 성공에 필요한 컨설팅과 경영정보까지 제공하는 금융서비스 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박건 기자 gun@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