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일자리재단은 직업 상담·훈련으로 일과 사람을 연결하는 고용서비스 공공기관입니다. 이 기능을 경기도민들이 적극 활용하도록 맡은 바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뒤 6개월 차에 접어든 채이배 경기일자리재단 대표이사는 기호일보와 인터뷰에서 일과 사람을 아우르는 기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일자리 미스매칭 문제를 해소하는 일이 재단 최우선 과제라고 꼽았다. 우수한 중소기업 일자리를 발굴해 도민에게 제공하고, 중소기업도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도록 고용서비스를 구축한다면 일자리 미스매칭 문제,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선순환 체계를 형성해 구직자와 구인기업 간 다리 구실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된다는 계산이다.

# 재단에 몰려드는 청년 발길

재단이 올해 새로 추진하는 청년 프로그램에 모집 인원 30배가 넘는 신청자가 몰리면서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경기청년 사다리 프로그램은 도내 청년을 대상으로 해외 대학 연수와 현지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해 진로 개척을 돕는 사업이다. 

민선8기 김동연 지사 핵심 공약 중 하나로, 4월 5∼24일 미주와 오세아니아 지역 대학 참여자를 모집한 결과 150명 모집에 4천682명이 신청했다.

채 대표이사는 "미시간·버팔로·워싱턴·시드니대학을 비롯해 대학별로 30~50명 선에서 3~4주간 연수를 진행하고, 프로그램에 선발한 청년이 세운 자기계발 계획 내용을 기반으로 활동을 벌인다"며 "성과 발표회와 멘토 결연, 진로 컨설팅 등 재단 프로그램 연계 같은 사후 관리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기계발을 할 기회가 흔치 않던 도내 청년들이 이번 프로그램으로 해외를 방문해 견문을 넓히는 기회가 되리라 본다"고 기대감을 표출했다.

채 대표이사는 이 사업과 함께 진행 중인 경기청년 갭이어 프로그램 순항도 자신했다. 이 프로그램은 진로를 고민하는 도내 청년을 대상으로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탐색하고 도전하는 과정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600명 모집에 1천48명이 신청했다. 1기는 7월, 2기는 8월부터 약 100일간 활동한다.

채 대표이사는 "중간 점검을 거쳐 지원금 규모를 결정하는데, 한 사람 앞에 프로젝트 지원금 최대 500만 원을 지원한다"며 "핵심은 청년들이 크리에이터, 에세이 출간, 앱 제작, 창업, 영화 제작 같은 다양한 프로젝트를 직접 설계한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청년이 하고 싶은 일을 탐색하도록 지원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청년 갭이어 프로그램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깰 만한 다양한 도전과 체험으로 인생 설계를 돕는 일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청년층에 속하는 제대군인의 일자리 매칭 프로그램도 본격 시작한다. 채 대표이사는 경기북부지역에만 해마다 30대 제대군인 1천200명가량이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제대군인들의 사회 진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라며 "국방부가 제대군인 지원센터를 운영하지만,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입한다는 점과 제대군인을 위한 맞춤형 취업 알선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점에 착안해 이들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목표를 제시했다.

이어 "북부지역 특성에 맞는 특화사업으로 제대군인 일자리 지원사업을 시행할 방침"이라며 "젊은 연령대에 퇴직하는 군인들의 수요가 해마다 꾸준히 발생하기에 제대군인에게 실효성 있는 지원을 하려고 한다"고 했다.

# 네트워킹 확대로 양질의 일자리 제공

채 대표이사는 "잡아바 기능을 강화해 온라인 직업상담사를 거쳐 취업 매칭 서비스 체계를 확립하고, 비대면 취업 지원 서비스를 중심으로 잡아바 정체성을 개편하려 한다"며 일자리재단의 일자리 연계 서비스 개편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광역단위 채용 지원, 시·군 일자리센터 일자리 정보 기능을 제공하는 고용서비스 체계를 마련한다면 당초 워크넷처럼 일자리 알선 기능에만 국한했던 한계를 극복하고 도민과 양방향으로 소통하는 체계가 가능해진다"며 "폭넓은 구인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자 대기업 협력사 협의체, 중견기업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IBK기업은행과 단체별 네트워크를 강화했다"고 했다.

재단은 기업 협력체계 구축으로 경기도 고용 플랫폼인 ‘잡아바’에 ‘좋은 일자리 정보관’을 별도 설치해 도민 이용 편의를 높일 방침이다. 시·군 협력으로 고용노동부 워크넷과 차별된 구인·구직 정보를 제공해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한다는 복안이다.

채 대표이사는 "2천여 개에 이르는 삼성전자 협력업제와 채용 지원, 지원자 취업 관리를 협의 중"이라며 성사 시 이전에 견줘 다양한 맞춤 일자리 제공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인증제 도입으로 양질의 일자리 환경을 갖춘 우수 도내 중소기업들과 구직자 간 연계도 강화한다.

채 대표이사는 "재단은 양질의 일자리를 장기간 유지하는 기업에 ‘경기도 우수 일자리 기업’ 인증제를 추진 중"이라며 "일자리 우수 기업을 발굴해 도민에게 알리고 기업을 격려하려고 해마다 일자리 우수기업을 80여 개 선정해 지원한다"고 했다.

이어 "선정 기업에는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금을 제공한다"며 "선정되지 못한 기업에도 앞으로 일자리 우수기업으로 선정되게끔 컨설팅까지 제공한다"고 했다.

# 일자리 전문 공공기관으로 도약 노리는 혁신

재단이 올해 새로 추진하는 사업으로는 베이비부머 세대를 위한 일자리 연계 사업이 눈길을 끈다.

그간 다양한 공공 영역에서 청년층이나 노년층에 대한 특화 지원이 이뤄진 경우가 상당하지만 은퇴 시점을 맞게 된 베이비부머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지원사업은 극히 적었다.

재단은 저출생 문제가 두드러지면서 베이비부머 세대가 도내 전체 인구 31.5%를 차지해 여전히 경기도를 이루는 주요 세대라는 점을 인식하고 이들이 제2의 삶을 설계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채 대표이사는 "대규모 은퇴를 앞둔 422만 도내 베이비부머 세대가 직면한 각종 문제와 함께 이른 퇴직, 노후 준비, 사회활동 을 지원하려고 다양한 방법을 찾는 중"이라며 "우선 지난달 24일 경기도베이비부머일자리기회센터를 출범한 데 이어 베이비부머 세대를 본격 지원하려고 종합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이어 "경기도가 진행 중인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 데이터를 활용한 베이비부머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정책사업 방향을 마련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채 대표이사는 취임 3개월 차에 접어든 올해 2월 120명에 이르는 대규모 조직 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 지금까지 업무 틀에서 벗어나 부서 간 장벽을 허무는 한편, 특정 지역으로 한정한 서비스를 전 지역에서 공유하도록 1실 4본부 1센터 20팀 체제 조직 변화를 이끌었다.

채 대표이사는 "재단 산하 사업본부 4곳을 일자리 유형에 맞는 거점 본부로 운영하는 데 중점을 둔 조직 개편"이라며 "수요자 맞춤 서비스로 전환하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그는 "이번 조직 개편으로 직업 상담처럼 기능별로 전문성을 갖춘 팀을 꾸려 도민에게 더욱 질 높은 일자리 매칭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며 "워낙 큰 규모의 조직 개편이라 걱정도 했지만 직원들이 노력한 덕에 쉽게 안정을 찾았다. 이제 재단 본연의 기능인 일자리 연계 기능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매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민기 기자 mk12@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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