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원(屈原)의 「어부사(漁父辭)」에 나온다. 머리 감은 사람은 반드시 먼지를 떤 후 갓을 쓰고, 몸을 씻은 사람은 먼지를 떤 다음 옷을 입는다는 말이다. 인용해 본다. 굴원이 쫓겨나 강담에서 노닐며 못가를 거닐면서 시를 읊조릴 적에, 안색이 초췌하고 형용이 생기가 없었다. 어부가 묻기를 "그대는 삼려대부(三閭大夫)가 아닌가? 어쩌다기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 하고 물었다. 굴원이 답하기를 "온 세상이 모두 흐린데 나만이 홀로 깨끗하고, 온 세상이 모두 취했는데 나만이 홀로 깨어 있으니 이 때문에 추방 당했노라"고 했다. -중략- 굴원은 "내가 들으니, ‘새로 머리 감은 자는 반드시 갓을 털어 쓰고, 새로 목욕한 자는 반드시 옷을 털어서 입는다’ 한다. 어찌 깨끗한 몸으로 남의 더러운 것을 받는단 말인가. 내 차라리 강물에 뛰어들어 고기 배 속에 장사 지낼지언정 어찌 희디흰 결백한 몸으로 세속의 먼지를 뒤집어쓴단 말인가."  <鹿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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