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실 전 인천광역시 교육위원장
김실 전 인천광역시 교육위원장

부존 자원이 별로 없고 가난에 찌든 대한민국은 1948년 의무교육을 시작, 문맹에서 벗어나 지금은 세계가 인정하는 선진국이 됐다. 대한민국이 이처럼 발전·성장하는 데 기여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가난을 물리치기 위한 부모님들의 교육열을 꼽는다.

이를 두고 일부 정치인과 현장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줄 세우기 하는 과도하고 왜곡된 교육열기는 사회에서 퇴치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신분 상승과 잘 살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교육 풍토는 전통적으로 존재한 문화 특성이며, 특히 한국전쟁 동안 파괴된 대한민국이 오늘날 산업 경쟁력이 높아지고, 국가 경쟁력도 높아지는 데 중요한 작용을 한 것도 사실이다. 지식 기반 여건이 발전하면서 사회 발전의 기폭제가 됐고, 국가·사회 발전에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었던 그 바탕이 바로 국민의 높은 교육열기임을 부인하지 못한다.

공산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은 교육현장에서 학교 간 그리고 학교 내에서 치열한 경쟁 교육을 통해 현재 미국과 많은 부분에서 경쟁할 정도로 발전했는데, 학생 개인별 학습 능력과 적성 그리고 무한한 발전 소질을 존중하며 개성을 존중하는 자유국가인 대한민국에서 경쟁 없는 평등교육을 강요하는 국가 정책이 시행됐다. 

경쟁을 죄악시하는 평등화 정책은 학력 하향 평준화와 학력 양극화를 초래하고, 학교 교육기관을 불신하게 해 사교육을 부추겨 그 많은 사교육비로 젊은이들은 자녀 낳기를 거부, 결과적으로 전 세계 저출산 1위 국가를 만들었다. 또 국가의 하향 평준화로 국가의존형 인간을 만들고, 인위적 사회주의형 평등으로 부자유의 전체주의 사회를 가져왔다. 

우리나라의 세계 최저 출산율은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폐교와 지방대학 줄도산을 가져오고, 하향 평준화는 성장하는 청소년에게 삶의 목적과 희망을 주지 못해 청년 자살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결과를 초래했다. 생산인구가 줄고 점차 고령화사회가 되면서 어쩌면 자연적으로 국가가 없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청소년들을 보면서 가슴 설레게 하는 미래의 희망이 보이지 않을까 걱정된다.

다양한 교육 체제에서 공정한 자유 경쟁을 통해 개인이 가진 능력과 소질 그리고 적성을 발휘하는 상향식 교육으로 전통적 교육열기가 공교육에서 살아나도록 해야 한다. 1~2명의 최고 능력자와 99명의 다양한 재능자를 배출하는 공교육이 있어야 한다. 자기를 스스로 극복하는 혹독한 훈련과 경쟁으로 성취감을 이룰 수 있는 교육 정책을 통해 사회와 학부모의 교육불신에서 벗어나고 세계에서 경쟁력 높은 국가로 발전할 수 있도록 교육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