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섭 인천광역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
신동섭 인천광역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

인천 시민프로축구단인 인천 유나이티드가 올해 4월 창단 20년을 맞았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한국이 처음 4강에 진출한 2002년 월드컵에서 보여 준 인천시민의 축구사랑을 바탕으로 지역 연고지 스포츠를 활성화하기 위해 2003년 시민구단으로 출범했다. 

시민구단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이념과 체계를 갖추고자 특정 기업 구단의 형태가 아닌 시민 공모를 선택했고, 공모 참여가 성황리에 진행된 결과 195억 원의 자본금이 모였다. 무려 시민 4만7천291명이 주주로 참여했고, 시민주의 주식 지분율은 58%에 달한다. 말 그대로 시민이 주인인 것이다.

그러나 4만 명이 넘는 인천시민 주주가 큰 관심을 두고 예의 주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천 유나이티드의 운영은 그리 매끄럽지 않았다. 

창단 후 10년밖에 안 된 2012년 구조조정 계획이 진행됐고, 존폐 갈림길에 서기도 했다. 축구단은 해마다 적자를 발생시켰고, 선수단과 임직원들의 임금이 미지급되는 다양한 문제가 나타났다. 늘어나는 운영비 지출 탓에 10년 동안 부채가 100억 원 이상 누적되기도 했다. 이에 인천시는 운영비 지출을 개선하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인천시 노력에도 개선 효과가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인천 유나이티드가 뚜렷한 수익구조가 없는 상황에서도 지속해 인력을 늘린 결과 2015년에는 경영 개선 컨설팅이 진행되기도 했다. 감독 해임, 주전 선수들 이탈, 130억 원 누적 부채 등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은 더 악화됐다. 

2016년 민선6기 유정복 인천시장은 결국 칼을 빼 들었다. 전지훈련비 부정 사용, 선수단 체불임금 소송, 적자 누적에 따른 재정 악화를 정상화하려고 중장기 대책을 마련했고, 추경을 통해 46억 원을 추가 확보하며 더 많은 재원을 투입했다. 

인천시 노력에 경영이 정상화되는 듯했다. 그러나 한동안 조용했던 인천 유나이티드 행보는 그야말로 폭풍전야(暴風前夜)였다.

2018년에는 이면 계약으로 시끌시끌했으며, 시체육회 대여금을 제때 갚지 않아 매년 1억 원씩 시민 세금으로 이자를 내는 등 문제를 내부에서 안고 있던 과거와 달리 그 피해를 외부에 전가하는 실정이었다.

또 대여금을 상환하기 위해 인천시에 예산을 반영해 달라고 당당하게 요청하기도 했다. 인천시가 보조금을 충분히 지급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경영 상황이 좋아져서 과거를 잊은 걸까.

2021년에는 인천시를 떠나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했다. 2019년 외국인 선수 영입 과정에서 무려 2억 원이 넘는 사기를 당했다. 이 거금을 인천시민 세금으로 보조한다는 사실에 시민의 공분을 샀다. 

올 초 열린 출정식에는 인천 유나이티드 팬 1천800명이 찾을 정도로 많은 성원과 관심을 받았다. 지난 20년 동안 어느 한 해도 평온한 날이 없을 정도로 많은 문제가 있었지만, 여전히 많은 인천시민의 사랑을 받는다.

그러면 이제는 시민들에게 보답할 차례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구단답게 보조금을 효율적이고 건전하게 활용해야 한다.

인천 유나이티드 2023년 비전 슬로건인 ‘한계를 돌파하라’를 꼭 승패로만 보여 주지 말고, 경영진 내부 운용의 한계 돌파라는 결과로 보여 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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