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공동 주체 자율성 확대.’ 취임 1주년을 맞은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꼽은 성과다.

이는 학교와 교육지원청 의사결정권을 확대하고, 복잡하고 번거로운 예산 보고 절차를 간소하게 한 점이 핵심이다.

임 교육감은 이 말고도 기초 역량과 인성교육 강화, AI 기반 에듀테크 활용 교육 확대, 지역 교육 협력 플랫폼 구축과 같은 교육 본질을 회복하는 데 집중했다.

지난달 광교 청사 시대를 연 임 교육감 시선은 4차 산업혁명 흐름에 맞춘 ‘교육생태계 변화’로 향했다. 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게시·공유하는 개방형 혁신 플랫폼인 AI 교수·학습 플랫폼 구축이 그 중심에 있다. 옛 청사 활용 방안을 마련하는 일도 임 교육감이 이른 시기에 해결해야 할 숙제다.

다음은 임 교육감과 경기도교육청 출입기자단 일문일답.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지난 1년간 경기교육 변화는.

▶가장 중심을 둔 부분은 교육 공동체 자율성 확대다. 학교와 교육지원청 자율권을 확대하려고 힘썼다. 학교가 자율 과제를 선정해 실천하고 자유롭게 예산을 편성하도록 기본운영비를 집행했다. 교육지원청 할 일도 확대해 지역마다 특색 있는 교육활동을 하게 했다.

도내 과밀학급 해소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이뤄진 교육부 중앙투자심사를 3회 연속 전부 통과했고, 교육부에 중앙투자심사 개선책도 건의했다. 경기도청과 뜻을 모아 학교용지부담금 개발사업비를 기존 학교 증축비로 사용 가능하도록 120억 원을 확보한 점도 성과다.

-광교 청사로 이전했다. 달라진 점과 옛 청사 활용 방안은.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일·문화의 변화, 즉 ‘스마트 워크’다. 스마트 워크는 개방·소통·공감을 지향한다. 벽 없이 상대 처지를 수용하고 자신과 다른 생각도 이해하는 태도를 교육행정 기본 자세로 삼았다.

자율좌석제와 G클라우드 시스템으로 화상회의를 더욱 소통하기 좋은 방향으로 개선했다.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유연한 근무 방식인 스마트 워크 도입으로 업무 효율도 높이고 교육행정에 변화를 꾀하려고 한다.

옛 청사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중장기 활용 방안을 모색 중이다. 교원 역량을 강화하는 연수원이나 교육기관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긍정으로 검토 중이다. 미래 교육 추진을 위한 별도 조직이나 기관을 설치하는 방안도 고려한다.

-국제바칼로레아(IB) 교육 추진 성과는 어떤가. 보완할 부분은.

▶지난 2월 IB 프로그램이 안착하는 초석이 될 관심학교 25개 교를 선정했다. 관심학교는 구성원의 IB 교육 철학과 교육 목표를 공유하고 교수·학습 운영을 준비하는 단계에 있는 학교다. 이를 시작으로 관심학교-후보학교-인증학교로 단계별 확대를 추진해 경기도만의 IB 교육 프로그램 기반을 다지겠다.

또 IB 국제 공인 전문 강사와 대학 연계 IB 전문가(IBEC) 과정을 운영해 교사 역량을 강화한다. 인증학교 수업 참관, 관심학교 교사 연수를 계속 추진하고 교사와 학부모 대상 설명회를 주최해 이해도를 높이려고 노력 중이다. 교수·학습 전문성 향상과 지역 리더를 양성해 IB 학교를 안정감 있게 운영하도록 지원하겠다.

IB 교육은 대학 선발 제도와 연계해야 효과가 더 크다. 대학입학사정관 대상 정책 설명회, 홍보 세미나를 비롯해 관련 기관과 줄곧 교류하면서 대입 전형을 확대하도록 노력하겠다.

-일선 교사들이 늘봄학교 업무 부담을 호소하는데.

▶도내 일부 지자체에는 맞벌이 학부모가 많고 방과 후 돌봄 대기 인원도 많아 지역마다 다른 다양한 환경에 상응하는 맞춤 해결책이 필요하다.

교육부의 돌봄 문제 해결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경기도 실정에 맞는 늘봄학교 모델과 병행하고자 했다. 올해 늘봄학교 모델로 선정한 80개 시범학교 중 40곳은 교육부 지침에 따르고, 40곳은 지자체별로 지역 실정에 맞게 방식을 조정했다.

시범 단계인 만큼 올해 하반기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늘봄학교를 운영해 보고, 교사 업무가 과중되지 않고 만족도도 높은 성공 사례와 그렇지 못한 사례를 비교해 최적의 성공 유형을 모델로 만들겠다.

늘봄학교를 본격 진행하도록 제대로 된 모델이 나올 때까지 도교육청은 관심을 기울이면서 해결 방안을 찾겠다. 학교에 부담을 전가하지 않는 늘봄학교를 만들겠다고 약속한다.

-최근 일부 정책에서 경기도와 마찰음도 났다.

▶반도체 인재 양성 행사 참석을 거부해 도와 마찰을 빚었다. 평일 낮 수업 시간에 하는 행사에 학생을 동원하는 일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이후 김동연 지사가 도교육청을 방문해 이야기를 나눴고, 참석을 꺼린 사유에 충분히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도민을 위해 한마음으로 일해야 한다는 데 생각이 같은 점도 확인했다.

앞서 3월 과밀학급을 해소하려고 학교용지부담금을 원래 있던 학교 증축비로 지원하도록 도와 협의했고, 앞으로 초등돌봄을 확대하고자 도를 비롯한 지자체와 적극 협력할 생각이다.

더욱이 경기북부 도민들과 더 소통하고 노력을 기울이자는 부분에서도 김동연 지사와 뜻이 맞아 현재 북부 합동 방문 일정을 조율 중이다. 교육을 위해서라면 도와 도의회, 도교육청은 언제나 한마음으로 함께해야 한다는 믿음에 변함이 없다.

-시설직과 급식실 노동자 인력 수급 문제 대응은.

▶기술직 공무원의 결원을 해소하려고 올해 상반기 경력직 공무원 21명을 채용했다. 4월엔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유관기관과 협의해 기계설비유지관리자를 선임하지 않은 데 대한 과태료 부과를 올해 말까지 유예하는 성과도 이뤘다. 과태료 유예기간에도 대상 학교에서 기계설비유지관리자를 선임해 성능 점검 같은 실무를 이행하도록 한다. 

앞으로 교육지원청 멘토·멘티제와 직무연수로 역량을 높이는가 하면 경력자와 저경력자 간 소통을 활성해 업무 부담을 줄이고 근무환경을 개선하겠다.

학교급식 조리종사자 인력 수급을 위해서도 여러 대책을 시행 중이다. 학교 규모별 배치 기준을 개선해 이달까지 조리종사자 84명을 증원했고, 9월까지 280여 명을 추가 증원한다.

오는 11월부터는 적정 규모 조리종사자 인력을 확보하고자 연대노조와 정례협의회도 운영한다. 더불어 자동화기기 도입 예산을 확보해 조리종사자 업무량을 줄이고, 폐암 건강검진 예산을 확보해 조리종사자 건강권을 보장하도록 힘쓰겠다.

-앞으로 중점 추진 사항은.

▶경기도는 다양한 지역의 문화 특색이 어우러져 경기도만의 정체성이 만들어진 곳이다. 전국 지자체 표준이 되는 경기도만의 미래형 교육모델을 구축하겠다.

기본 인성과 기초 역량을 다지는 데 초점을 맞추고 학생 맞춤 교육, 입시가 아닌 진로 중심 교육과 함께 미래 인재 등용에 적합한 대입 제도 개선로 새로운 평가 제도를 마련하겠다.

또 마음 놓고 아이들을 키울 만한 여건을 만드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유아 급식비 지원을 차별 없이 우선 추진하고, 지역 여건에 맞는 거점형 방과 후 과정을 운영해 유보 통합을 선도하겠다.

다문화 학생들이 행복하게 공부하고 성장하는 다문화 교육 모델도 개발한다.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없도록 언어 교육을 강화하고 성장 단계별 다문화 교육 정책을 시행한다.

5월 도, 지자체, 교육지원청이 협의해 다문화 교육 지역교육협력체를 구축했다. 이에 공교육 진입 전 기초 한국어를 지도하는 한국어 교실, 다국어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장애학생에 대한 국가 돌봄체계 구축도 필요하다. 도내 장애학생 2만5천여 명이 충분한 교육 지원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삶을 꾸려 가도록 생애주기별 특수교육 대상 학생 원스톱 종합 서비스를 구축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책임교육을 실현하겠다.

-경기교육가족들에게 하고픈 말은.

▶지난 1년간 ‘자율·균형·미래’ 3대 원칙을 목표로 새로운 미래 인재를 양성하려고 모두 함께 달려왔다. 앞으로는 자율성을 실행 동력으로 경기교육가족이 어떤 일이든 주도해서 하도록 격려하고 지원하겠다.

경기교육이 변화하면 대한민국 교육도 변화한다는 생각을 늘 한다. 교육청 안에서 스마트 워크를 시도하는 점도 그런 맥락이다.

공무원들부터 지금까지 근무 형태에서 벗어나 자율성을 최대로 확보하는 체계를 구축하면 경기도 미래교육 환경도 함께 변한다고 믿는다.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 교육 책무다. 가정과 사회, 학교를 넘나들어 교육공동체 모두가 뜻을 모아 함께하길 바란다.  

윤소예 인턴기자 yoo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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