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안보 중심 도시이자 통일 한반도 심장인 연천군을 이끄는 ‘작은 거인’ 김덕현 연천군수를 만났다.

그는 "연천은 임진강과 한탄강 2개 강이 있고, 지리상 합류하고 모여드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김 군수는 호불호가 갈리는 평가를 받지만 프랑스 나폴레옹 의지와 추진력이 좋다고 했다. 나폴레옹의 명언처럼 "내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다"를 모토로 삼고 "절대 포기는 없다. 안 되면 될 때까지 도전한다"는 마음으로 군정에 임한다고 강조했다.

김 군수는 웃는 얼굴에 온화한 인상으로 인터뷰 내내 따뜻함을 보여 줬다. 하지만 군민 사랑과 군정을 논할 때 눈빛과 의지는 강력하고 날카로우며 결연했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부드럽지만 강한 추진력과 리더십, 열악한 여건에서도 지역 발전을 꼭 이뤄 내겠다는 꺾이지 않는 의지가 보였다.

그는 남한 토지에 북한 물로 정성스레 키워 내는 연천 쌀 브랜드 ‘남토북수’처럼 다양성, 열린 마음, 이치에 합당한 소통과 의사결정을 선호한다. 최근 서울 여의도에 연천사무소를 개소하고 지역과 중앙 무대를 오가며 ‘김덕현표’ 지역 사랑과 책임감으로 종횡무진 전국을 누빈다. 그리고 다가올 연천군 미래를 ‘수도권 제1의 아름다운 평화생태도시’로 정했다. 

 기호일보는 민선8기 1주년을 맞은 김덕현 군수의 특별한 연천 사랑과 미래 비전을 들어봤다.

다음은 김 군수와 일문일답.

-민선8기 출범 1주년 소회는.

▶사상누각처럼 모래 위에 집을 지으면 안 된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허물어지는, 다람쥐 쳇바퀴 도는, 눈앞의 현상에만 집착하는 지역 개발은 지역을 망친다.

지역 발전 원동력은 탄탄한 기초 위에 지속가능하면서도 서서히 변화를 모색하는 길이다. 그래야 변화가 성장으로 이어진다. 단기에 급급해 모래 위에 집을 짓는 듯한 군정 운영은 지양한다.

때문에 지난 1년간 당장의 변화보다 기본에 충실하며 기초를 쌓고 든든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 주력했다. 대외로는 국회와 중앙정부, 광역지자체, 기업을 찾아다니며 네트워크 구축과 우리의 처지를 호소하는 데 노력했다. 서울 여의도에 연천사무소를 개설하고 연천군 행정이 소극·방어형이 아니라 공격·역동형으로 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서울 한복판에 연천 교두보를 확보하고 이정표 삼아 또 하나의 연천을 만들 예정이다. 연천 발전을 위한 중심과 연결점을 만들고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 1년간 군민이 피부로 체감하는 행정 변화를 이끌고자 ‘현장 행정’을 강조하고 추진했다. 40년간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접경지역, 인구감소지역이라는 한계를 극복하려고 노력했다.

민선8기 연천군수로 취임한 뒤 1년간 주마다 지역 곳곳의 현장을 발로 뛰면서 군민 목소리를 듣고 주요 현안을 해결하려고 온 힘을 집중했다. 그 결과, 국도 3호선 대체우회도로와 전철 1호선을 개통(하반기 예정)하고, 연천군 주도로 기회발전특구 신청 기회를 마련하며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앞으로도 ‘살기 좋은 연천’, 접경지역을 넘어 ‘남북 평화시대, 물류 중심 경제도시 연천군’이 되도록 주요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1년간 성과는.

▶교통 인프라 구축, 외국인 계절근로사업 활성, 대외 협력 강화, 현장 행정 같은 목표를 달성했다.

이 중 연천군이 주도해서 이뤄 낸 ‘지방자치 분권과 지역 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안’ 수정이 기억에 남는다. 국회는 5월 25일 ‘지방자치분권과 지역 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을 의결했다. 특별법에는 기회발전특구 지정·운영에 관한 근거를 마련했다.

당초 정부는 기회발전특구 신청 지자체를 비수도권으로 한정했지만, 연천군과 정치권 노력으로 수도권이자 인구감소지역, 접경지역인 연천군 같은 지자체도 기회발전특구 지정을 신청할 근거를 마련해 지역 발전을 위한 새로운 길을 열었다.

앞서 2월 장제원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수도권 인구 감소 지자체 현실과 특별법안 수정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인구감소지역이자 접경지역인 연천군 들을 기회발전특구 대상 지역에 포함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연천군 노력은 기회발전특구 지정 대상 지역에 연천군을 비롯한 수도권 접경지이자 인구감소지역을 포함하는 열매로 이어졌다.

이번 특별법안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이라는 견고한 프레임을 깬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전국을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나누는 ‘이분법’ 사고에서 벗어나야 진정한 균형발전이 가능하다. 특별법안을 시작으로 연천군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주요 현안과 핵심 공약 추진 상황은.

▶4대 군정 방침(사통팔달·평생복지·산업융합·보존관광)을 설정하고 교통·예산·인구에 역량을 집중했다.

게다가 사통팔달 교통망이 연천 발전의 첫걸음인 만큼 인프라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는 중이다. 국도 3호선 대체우회도로 상패~청산 구간이 5월 31일 정식 개통했다. 국도 3호선 대체우회도로는 서울 경계부터 의정부·양주·동두천을 거쳐 연천(청산)까지 36.7㎞를 남북으로 잇는 자동차전용도로다.

대체우회도로 개통으로 연천에서 서울 경계까지 차로 약 40~50분이면 이동이 가능해져 교통접근성을 대폭 개선했다. 대체우회도로 개통에 따라 시속 80㎞/h 기준 연천∼의정부 통행 시간이 45분, 서울 중심지까지 1시간 가까이 단축돼 연간 약 1천억 원 편익이 발생하리라 기대한다.

더불어 연천군 인프라 구축 핵심인 동두천~연천 전철(1호선 연장)도 하반기에 개통한다. 경원선 전철은 동두천 소요산역까지 운행하는 1호선을 연천까지 연장하는 사업으로, 동두천~연천 구간은 총 20.9㎞, 복선 전제 단선으로 건설이 진행 중이다.

현재 공정률이 95%를 넘어서며 개통을 앞둔 상황이다. 1호선과 국도 3호선 대체우회도로 개통으로 교통 인프라를 대폭 확충함에 따라 지역경제도 반등하리라 기대한다.

아울러 서울~연천 고속도로 2024년 사전조사 용역비 반영과 함께 포천~철원 고속도로 용역을 발주할 때 연천 지선을 반영하도록 계속 목소리를 내겠다.

-연천군 비전은.

▶연천군은 서울특별시보다 넓은 면적을 가졌다. 어느 곳보다 쾌적하고 자연을 잘 보존한 살기 좋은 고장이다. 하지만 접경지역과 군사보호구역이란 규제로 지역 발전은 발목을 잡혔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세로 연천군을 수도권 제1의 아름다운 평화생태도시로 만드는 데 헌신하겠다. 접경지역, 최전방, 인구감소지역 같은 나쁜 이미지를 벗고 ‘살기 좋은 연천’을 만드는 데 힘쓰겠다.

앞으로 동두천~연천 전철(1호선 연장) 사업을 마무리하면 서울과 접근성이 대폭 좋아져 관광객은 물론 인구 유입 효과를 기대한다.

연천 발전의 첫 단추인 사통팔달 교통망을 구축하면 자연스럽게 평생복지·산업융합·보존관광을 비롯한 나머지 주요 사업도 탄력을 받는다.

평생복지의 한 가지인 출생부터 노후까지 책임지는 생애주기별 복지시스템 구축, 농축산업에 더해 우수 기업 유치로 산업 융합을 이루고 미래 먹거리인 관광산업도 대폭 확충해 연천 발전 초석을 놓겠다.

멀게는 서울~연천 고속도로를 이른 시기에 착공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경기특별자치도(경기분도) 설치는 어떻게 보나.

▶연천군은 적극 환영하고 지지한다. 분도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이는 곧 경기북부와 연천이 살길이다. 다만, 경기분도 개념을 비대한 경기도를 남도와 북도로 단순히 나누는 개념으로 보면 안 된다. 특별자치도가 아닌 경기분도만 추진하면 경기북부는 그저 제2의 경기도 정도에 머문다.

그렇게 되면 수부도시인 의정부나 인구가 많은 특례시 고양, 지속 성장 중인 남양주, 파주, 이미 도시가 된 구리 같은 지역에 견줘 열악한 연천은 발전하는 데 더 큰 장애가 생기고 고립된다.

경기북부가 침체하고 연천군이 뒤떨어진 이유는 첫째도 둘째도 접경지역, 수도권 규제 같은 중첩 규제 때문이다. 이를 벗어나는 가장 효율 높은 방법은 경기특별자치도 추진뿐이라고 본다. 그래야 지역 간 균형발전을 이루고 연천도 경기북부에서 특별하고 매력 넘치는 도시로 성장할 기회를 얻는다.

-기업 유치를 비롯해 지역경제 활성 방안은.

▶연천BIX를 중심으로 우수 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연천BIX는 3.3㎡ 분양가가 83만7천 원으로 수도권 산단(평균 159만 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가격 경쟁력이 강점이다.

연천군과 경기주택도시공사는 식료품 제조업체를 비롯해 9종(섬유·전자·의료·화학·비금속·1차 금속·가죽·고무·플라스틱) 업체를 유치할 예정이다.

2021년 6월 분양을 시작해 현재 25개 업체가 분양계약을 체결, 분양률 25.4%를 보인다. 일반산업용지는 식료품 분야 12개 업체, 고무 분야 1개 업체, 화학 분야 4개 업체를 비롯해 19개 업체가 분양계약을 맺었다.

연천군은 임대 용지 분양업체 자금난을 해소하려고 4월 예산심의를 거쳐 별도 출연금으로 임대용지 분양업체에 대한 융자제도를 신설하기로 했다.

모두 14필지인 임대 산단의 경우 식료품 7필지 중 6필지 계약을 마무리했다. 분양 중인 섬유 7필지도 기업 임대 수요에 따라 식료품으로 변경하는가 하면 탄력 있게 분양을 진행해 우수 기업을 유치하겠다.

이와 함께 1호선 개통에 맞춰 전곡·연천역을 비롯한 역사 주변 활성 사업으로 지역상권을 살리겠다. 전곡역에 광장(공원)과 주차장 2곳을, 연천역 주변에 광장·주차장 1곳을 마련해 기반시설을 확충하겠다.

더불어 도시재생사업으로 역세권 개발도 병행할 계획이다. 1호선 시대에 발맞춰 단계별 로드맵을 수립하고 예산 확보에 만전을 기해 역사 주변은 물론 연천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겠다.

-인생 철학이 궁금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인물이 나폴레옹이다. 싸움을 잘하고 전투를 잘하기 때문이 아니다. 그의 명언 "나의 사전에는 불가능이란 없다"는 말을 믿는다.

남이 못하는 일이 내게는 가능하지만, 내가 못하는 일은 다른 이들도 쉽지 않다는 사실이 나의 지론이다. 유지경성(有志竟成)이란 말처럼 "뜻이 있으면 마침내 이룬다"고 생각한다.

지방선거에 도전하기 전 스스로를 돌아보고 내 자신과 혹독한 싸움을 했다. 군수가 되려고 결심한 뒤 독한 각오로 지역 발전과 군민 행복을 위해 최선이 무엇인가를 고민했다.

작은 자랑거리는 군정에 집중하려고 나름 상당한 애주가였지만 금주를 선언하고 1년째 실천 중이다. 수십 년 공직생활을 하며 군민들에게 받은 은혜를 갚으려면 그간 쌓은 행정 경험과 애향심으로 후배 공무원들과 힘을 합쳐 군 발전을 이뤄 내는 길밖에 없다고 본다.

지리상 한반도 심장인 연천군은 한국전쟁으로 분단하면서 한반도 허리 끝으로 전락한 모양새가 됐다. 주민들은 여담으로 연천군민은 하루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면 DMZ 철조망을 베개 삼아 잔다고들 한다. 그만큼 분단 현실과 고통을 겪는 곳이 연천이다. 부족하지만 낮은 자세로 연천군을 사랑하고 헌신하는 사람, 열심히 일하는 군수가 되겠다.

-군민들에게 한말씀.

▶군수의 가장 큰 덕목은 군민을 섬기는 마음과 지역 사랑이다. 군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더욱 낮은 자세로 헌신하고 섬기겠다. 또 3대에 걸쳐 연천에서 살아온 집안 내력이 있듯이 부모님을 모시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지역 어르신들을 모시겠다. 부족한 제게 지역을 위해 일할 기회를 주신 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주민들의 삶을 편안하게 만들겠다. 제게 주신 사랑과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연천=정동신·안유신 기자 ay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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