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선 소사~대곡 개통 축하식에 초대받지 못한 부천지역 서영석 국회의원(민주)이 항의 피켓을 들고 역 밖에서 1인 시위를 한다.   <서영석 의원실 제공>
서해선 소사~대곡 개통 축하식에 초대받지 못한 부천지역 서영석 국회의원(민주)이 항의 피켓을 들고 역 밖에서 1인 시위를 한다. <서영석 의원실 제공>

시민 모두가 기뻐해야 할 지하철 개통 축하 잔칫날이 ‘정부 따로 지자체 따로’ 벌이는 특정인들만의 행사로 전락해 씁쓸한 여운을 남겼다.

서해선 소사∼대곡 구간 개통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오전. 부천시 원종동 일대는 경찰을 비롯한 경호인력들로 삼엄한 분위기였다. 이 구간 개통에 맞춰 국토교통부가 원종역에 마련한 축하 행사에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지역 더불어민주당 소속 지자체장과 국회의원까지 제척한 채 국민의힘 소속 지역 당협위원장 등의 인사들만이 참석해 행사를 벌였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급기야 행사장 밖에선 서영석 국회의원이 피켓을 들고 윤 대통령을 향한 1인 시위를 벌이며 항의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서 의원은 "개통 축제가 국민의힘 정당 행사로 전락했다"며 "원종역 시승 행사에 지역 국회의원이 제지 당해 들어가지 못했다. 정당이 다르다는 이유로 시민 대표들을 배제시키며 ‘시민의 축제’를 ‘국민의힘 축제’로 둔갑시켜 버렸다. 시민의 기쁨을 오로지 선거를 위한 정략적 도구로 이용한 윤석열 정부의 사과를 촉구한다"고 분개했다.

부천·고양시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국회의원 일동도 "경기도민의 기쁨을 정략적 도구로 이용한 국민의힘과 정부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윤석열 대통령은 시민에게 공개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차명진 전 국회의원은 자신의 SNS 계정에 글을 올려 "민주당 지역 국회의원들이 소사∼대곡 노선 개통식 초청 인사를 놓고 난리다"라고 전제한 뒤 "그들은 그 노선 건설에 기여한 바도 없고, 하물며 그 노선 일부가 개통됐을 당시 실제 기여한 사람은 빼 버리고 여당이라는 이유로 자기들끼리만 공을 독차지한 전적이 있다"고 주장하며 "소사∼원시 개통 때 나(당시 자유한국당)를 제척한 민주당은 이번 개통식에서 자신들이 제척됐다고 뭐라 불평할 자격이 없다"고 일갈했다.

시민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국민들은 어떤 정치인을 믿고 따라야 하는가 되묻고 싶다", "국민이 우선인 나라가 아닌 정당이 우선이라는 나라가 되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언짢다", "시민들의 발인 지하철 개통 축하 행사까지 정치인들의 다툼 자리가 되는 듯해 씁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날 부천시도 종합운동장 내 잔디광장에서 서해선 소사~대곡 구간 개통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조용익 시장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노력으로 사업을 무사히 마쳤다"며 "앞으로 부천종합운동장역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D노선이 이어져 쿼트러플 교통허브로 거듭나고, 원종역 또한 홍대선(부천 대장신도시~홍대입구역) 사업이 더해진다면 오정권역에 획기적 변화와 발전이 생길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부천=최두환 기자 cdh9799@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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