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보원 ㈔글로벌녹색경영연구원 교수
서보원 ㈔글로벌녹색경영연구원 교수

강하면서 규모가 작은 기업, 강소기업(强小企業)만이 답인 경제상황이 전개된다. 고금리·고물가·고인건비 상황이다. QCD 경쟁력의 악한 삼형제 다툼 속에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이슈가 얹히면서 중소기업은 더욱더 힘든 상황에 처했다. Q(품질)를 쫓자니 C(코스트)와 D(납기)가 울고, 원가를 낮추자니 품질에 문제가 생기고 납기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게 된다. 납기를 챙기자니 품질이 떨어지고 원가는 높아지니 이건 바로 사면초가 상황이다. 

게다가 기업 CEO는 환경을 생각해야 하며 사회공헌활동, 종업원의 작업환경 개선과 안전을 위한 책임,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까지 챙겨야 하지 않은가? 그리고 기업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사항에 대응하기란 녹록지 않다. 

망망대해에 갇혀 동력을 잃은 배에서 선장이 할 일은 무엇일까? 이럴 때일수록 하늘 한번 쳐다보고 천심(天心)을 생각할 여유를 찾을 때가 아닌가 싶다. 마음을 편안하게 내려놓고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눈을 감고 깊은 숨을 한번 몰아쉬는 여유를 갖자. 여기서 갑자기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가 다시 떠오른다. "‘이것이 길이다’라고 생각하면 길이 아니요, ‘길이 아니다’라고 하고 돌아서면 길"이 되는 그런 어려운 상황이다. 사면초가 상황에서 살아남을 방법은 오직 하나, 하늘로 솟을 기회를 찾는 것이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했다. 위기는 위험에서 오지만 기회도 주어지는 법이다. 도가도비상도다. 

이럴 때 우리는 비전과 전략을 다시 정비하고 수립해야 한다. 미래가 불확실한 중소기업은 3년 내지 5년 이후 모습을 먼저 설계하고, 연차별 매출과 이익목표를 설정한 후 이에 맞는 경영계획을 구체화하는 활동을 해야 한다. ESG 경영 측면에서 볼 때 구체적으로 ESG 경영진단으로 현상(As-is)을 파악하고, 중대성 평가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관점에서 요구하는 사항이 무엇인지를 분석해 현안을 찾고 선택과 집중을 통한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할 시기다. 

일반적으로 중장기 목표와 전략 수립이 필요하며 조직의 기능별 전략을 구체화(영업, 개발, 생산, 구매, 조달, 외주 등)해 경영혁신 설계와 단계별 접근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단기 생존을 위한 대체 안과 함께 중기 성장을 위한 대체 안까지 수립을 해야 하는 난제의 파고가 그 첫 번째다. 

이러한 파고를 넘기 위해서는 우선 비전·전략 수립을 위한 의사결정 단계가 필요하다. 현장에는 현물이 있고 현상이 있다. 이를 현장에서는 3현주의라고 한다. 여기서 현물은 현금이다. 현장에 있는 현물을 아끼고 소중히 다뤄야 한다는 사실이다.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려면 구체적으로 어떠한 실행 파일이 필요할까? 먼저 환경 분석이다. 일반 경제환경과 시장환경 그리고 조직환경이 그것이다. 구체적 내용으로는 매출·이익, 시장·상품, Channel·판매, R&D·기술, 생산·품질, 유통·구매, 특허·Alliance, 조직·인사와 같은 내용을 분석·정리해야 하는 단계가 우선 필요하다. 이를 토대로 사업영역별 분석, PPM(parts per million, 불량률 100만분의 1의 확률) 분석, Strengths(강점), Weaknesses(약점), Opportunities(기회), Threats(위협)의 SWOT 분석, 전략 대체 안 분석, 핵심 역량 분석을 하게 되며 이런 절차를 거쳐 기업 이념과 함께 대표나 관리자 그리고 사원 각자의 목표가설을 세우고 과거, 현재, 더 나아가 미래 핵심 역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검토한 다음 전략목표를 설정하고 전략을 이행해야 한다. 

현장중심의 성과경영을 VPM(Value Performance Management)이라고 이한희 교수는 정의한다. 산업현장에서 검증된 제조혁신 컨설팅 방법론이다. 이는 오랜 실무 현장에서 성과를 경험했다. 

ESG 경영 또한 기업 조직에 내재화되고 내실화가 이뤄져야 한다. 현장에서부터 올바른 ESG 지표에 관한 데이터가 나오고, 이것이 조직 안에 녹여져야 한다. 다시 말하면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요구 사항에 대응할 실행파일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ESG 경영 내재화를 위한 노력에 현장 중심의 성과경영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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