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철 의왕시 문화예술정책관
안종철 의왕시 문화예술정책관

올해 초 의왕시청을 처음 방문했을 때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사방이 온통 건설현장으로 뒤덮인 믿지 못할 장면이었다. 마치 1970년대 강남 건설 현장을 연상케 하고, 미 서부 개척 시대를 떠오르게 했다. 현재 의왕시는 5개 도시개발사업과 14개 재개발·재건축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이는 곧 다가올 새로운 명품 도시 의왕시의 시작임을 알 수 있었다. 

명품 도시란 단순히 최첨단 빌딩이나 고층 아파트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삶을 결정하는 총체적 만족도가 높은 곳이 의왕시가 추구하는 명품 도시다. 살고 싶은 풍요로운 도시(豊-Wealth), 더불어 행복한 도시(和-Harmony), 내가 좀 더 품위 있게 사는 도시(格-prestige)가 바로 의왕시가 추구하는 명품 도시다. 

지난달 26일 민선8기 김성제 의왕시장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김성제 시장은 의왕시 문화의 중심이 될 문화예술회관을 건립하고, 문화재단을 설립해 명품 문화도시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다시 한번 다졌다.

이는 굳이 백범 김구 선생의 ‘나의 소원’을 소환하지 않더라도 김성제 시장의 문화에 대한 열정과 정책을 엿볼 수 있으며, 21세기에 이른 지금 세계 각국은 문화 융성에 방점을 찍고 산업과 문화를 동시에 발전시키려고 노력하며 과거처럼 군사력과 경제력만으로 세계 주류에 진입하지 못한다는 걸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 줬다.

의왕시는 수도권 중심부에 위치하고 안양과 과천 등 주요 도시와 인접해 뛰어난 지리적 장점을 보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관조차 없는 문화 인프라 황무지란 생각이 든다.

이에 문화예술회관 건립은 의왕시민과 문화예술인들의 가장 큰 숙원사업 중 하나였다. 이 사업은 2002년부터 추진했지만 재정  여건과 사업 변경 탓에 번번이 무산됐다. 지난해 민선8기 출범 이후 속도가 붙기 시작했고, 오는 9월 착공해 2025년 9월 완공할 예정이다. 

경제와 환경이라는 기본적인 도시 여건을 구비했다면 반드시 갖춰야 할 분야가 바로 문화 인프라다.

문화가 도시의 경쟁력 척도라는 말은 요즘 K-팝, K-드라마, K-아트의 세계적 인기를 보면 누구나 실감할 테다. 이런 관점에서 의왕시는 앞으로 문화예술을 도시 발전의 한 축으로 삼아야 할 필요가 있으며, 그 연장선상에서 문화재단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

일반적으로 문화재단 설립 이유를 축제·문화 행사의 질 향상, 안정된 지원과 다양한 문화행사, 문화행정의 전문성, 공공업무의 효율성과 효과적인 지원체계라고 말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문화재단의 책무와 목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화재단이 시민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요구에 실질적으로 부응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명품 도시 조건의 하나인 격(格-prestige)에 해당한다. 

지역문화재단의 바람직한 역할과 과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겠는데, 지역문화재단은 우선 끊임없이 문화예술 진흥 정책을 개발·실천함으로써 문화예술 분야의 새로운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 또 시민들의 문화 향유를 위해 지역 문화 정체성을 연구하고, 이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갈 문화정책을 수립·시행해야 한다. 

결국 지역문화재단은 단순히 지역 문화예술계를 지원하는 기능과 상업적 공연을 할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문화활동 모델을 제시해야 하는 책무를 지닌 것이다. 또한 의왕시민 누구나 쉽게 일상 속에서 문화를 향유하도록 세대를 아우르는 창의적인 문화 콘텐츠를 개발해 시민 스스로 문화예술 주체로서 성장하도록 지원, 생활문화가 살아 숨 쉬는 의왕시를 만들어 가는 것이 문화재단의 설립 목적이며, 명품 문화도시로 가는 길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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