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덕균 도로교통공단 인천지역본부장
우덕균 도로교통공단 인천지역본부장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재택근무, 화상회의와 줌을 통한 온라인 수업 등 언택트 시대를 대변하는 문화가 크게 확산했다. 특히 배달음식 수요 증가와 더불어 이륜차 통행량이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증가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주문음식 서비스 거래액이 2017년 2조7천억 원에서 지난해 26조330억 원으로 10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배달 플랫폼인 배민커넥트 등록 라이더 수도 2019년 1만 명에서 2022년에는 9배 이상 증가한 9만 명 수준으로 나타났다. 동기간 이륜차 법규 위반 단속 건수는 27만 건에서 34만5천 건으로 1.3배 증가했고,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에서 이륜차 교통사고 사망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14.9%에서 17.7%로 증가하는가 하면 이륜차 교통사고 위험성이 매우 높아진 게 현실이다.

그럼에도 그간 이륜차 단속 실효성 확보는 좀처럼 쉽지 않은 실정이었다. 어린이보호구역을 중심으로 교통단속장비 설치가 꾸준히 확대됨에 따라 교통사고 사망자는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지만, 차량 전방에서 번호판을 단속하는 교통단속장비 한계로 높은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단속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러니한 상황이 그간 우리나라 이륜차 안전의 현주소였다.

도로교통공단과 경찰청은 몇 년 전부터 단속 사각지대에 놓인 이륜차 단속을 위해 지난해 말 이륜차 단속장비 도입을 위한 연구용역을 거쳐 표준 규격을 마련했다. 올해 3월까지 서울·수원·화성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시범운영을 해 후면 단속의 실효성을 확보했고, 올해 4월부터는 실제 단속에 활용했다.

후면번호판 단속장비는 AI 기반 영상 분석 기술을 적용해 단속 대상을 추적하고 번호판을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이륜차뿐 아니라 자동차도 동시에 단속 가능하며, 안전모 착용 여부도 단속하는 차세대 첨단 교통 단속 기술이다.

실제 운영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나 온라인상에서는 갑론을박이 뜨겁다. 그간 단속카메라 앞에서만 속도를 줄이는 캥거루 효과의 부작용이 어느 정도 사라지리란 기대부터 단속을 피하기 위한 이륜차들의 곡예운전 위험성이 높아지리란 우려가 뒤섞이는 모양새다.

그러나 그동안 기술 한계로 인해 단속에서 벗어났던 이륜차의 위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키는 중대한 계기가 되리란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륜차 안전 강화를 위해서는 첨단장비 개발뿐 아니라 이륜차 운전자들의 안전의식 성숙이 무엇보다 중요한 전제조건이다. 안전한 이륜차 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서 운전자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안전수칙을 몇 가지 제언해 본다.

첫째는 안전모 착용이다. 이륜차는 자동차와 달리 차체 불안전성 탓에 사고 발생 시 승차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발생시킨다. 특히 두부 손상에 따른 사망률 증가나 뇌 손상 등 후유장애 가능성이 매우 높기에 반드시 안전모 착용을 생활화해야 한다.

둘째는 교통법규의 철저한 준수다. 중앙선 침범은 물론 신호 위반이나 보도 주행, 난폭, 곡예운전 등 중대 법규 위반이 빈번한 이륜차는 대형 사고 위험성에 항상 노출됐다. 후면번호판 단속을 계기로 이륜차 운전자들의 법규 준수 의식이 한층 더 성숙해지길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정속 주행과 안전운전이 필요하다. 이륜차는 자동차와 달리 도로상 작은 균열이나 포트홀, 빗길, 모래 등 잔존물에도 안전이 크게 위협받는다. 항상 전방 상황을 살피는 주의운전이 필요하며, 규정속도 준수는 안전한 주행의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코로나가 바꿔 놓은 배달문화가 올바른 이륜차 안전문화로 정착되도록 모든 라이더들이 안전수칙을 잘 기억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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