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파업 첫날인 13일 인천의료원은 예전과 다를 바 없이 정상으로 운영했다.
보건의료노조 파업 첫날인 13일 인천의료원은 예전과 다를 바 없이 정상으로 운영했다.

"보건의료노조 파업이요? 여기는 파업 안 할 텐데요. 들어본 적도 없습니다."

13일 오전 9시 40분께 인천의료원 1층 로비에서 만난 시민 반응이다. 방문자 20여 명이 1층 원무과 접수·수납대 앞에 앉았지만 대기자는 3명을 넘지 않았다. 방문객들은 여유롭게 각자 볼일을 보며 시간을 때웠다. 인천의료원에 자주 방문한다는 A씨는 "평소에는 원무과 앞 의자에 사람이 북적이는데 오늘은 사람이 별로 없는 편"이라고 했다.

인천의료원은 인천시에서 운영하는 지역 유일 공공의료기관이다. 고령층 방문객과 환자가 많은 편인 이곳에서는 노조 파업 소식을 아는 방문객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병원 안 엘리베이터마다 ‘보건의료노조 파업 안내 글’이 있었지만,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환자나 보호자는 없었다.

검사실 앞에서 대기하던 B씨는 "노조 파업은 들어본 적 없다. 여기는 시에서 운영하는 곳이라 파업 안 한다"고 했다.

원무과 앞뿐만 아니라 진료도 평소와 다를 바가 없었다. 각 과마다 대기자들은 1∼2명 사이였고, 그마저도 없는 과 의료진은 대체로 한가로운 시간을 보냈다.

이번 파업에 참여한 부평구 세림병원도 평소와 같이 차분한 분위기였다. 진료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오전 9시께 찾은 세림병원은 진료나 접수가 밀리지 않았다. 창구마다 대기자가 15∼27명으로 늘어나기도 했지만 대기 순번대로 원활하게 진료가 이뤄졌다. 간호사 이모(40)씨는 "별다른 의료 공백 없이 원활하게 진료가 이뤄져 병원 운영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이처럼 보건의료노조 파업 1일 차 인천지역 의료기관과 병원 모습은 평소와 다름없었다. 인천지역에서는 6개 병원·의료기관(인천의료원, 인천기독병원, 인천사랑병원, 인천보훈병원, 세림병원, 인천혈액원)이 파업에 참여했다. 이날 인천지역 파업에 참여한 인원은 179명이다. 14일에는 150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전국 곳곳에서 진행한 이번 파업으로 의료 혼선을 빚는 다른 지역들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서울 국립암센터는 보건의료노조 파업 기간 수술 100여 건을 취소했다. 세종 충남대병원도 14일까지 잡힌 외래 진료, 수술을 연기하고 경증 입원 환자에게는 퇴원하라고 안내했다.

앞서 6월 28일부터 7월 7일까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총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해 83% 투표율에 91.6% 찬성률로 파업 투쟁을 가결하고 13일부터 14일까지 파업한다고 발표했다.

전국보건의료노조 주요 요구사항은 ▶병원비보다 비싼 간병비 해결을 위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환자 안전을 위한 보건의료인력 확충 ▶직종별 적정 인력 기준 마련과 업무 범위 명확하게 하기 ▶의사인력 확충과 불법 의료 근절 ▶공공의료 확충과 공공병원 회복기 지원 확대 ▶코로나19 근무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 9·2 노정 합의 이행이다.

시는 파업기간 군·구, 보건복지부와 비상연락망을 구축하고 비상 진료 대책 상황실을 운영해 의료기관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대응체계를 마련했다.

시 관계자는 "인천은 의료 공백이 없다고 파악했다"며 "오후 2시까지 들어온 민원이나 불편사항은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계속 모니터링하겠다"고 했다.

유지웅·윤은혜 인턴기자 ye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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