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조 전 인천전자마이스터고등학교장
박영조 전 인천전자마이스터고등학교장

영화 ‘그랜 토리노(Gran Torino, 2008)’는 "인종, 출생지, 종교가 무슨 상관이 있는가? 미국의 가치를 지킨다면 그들도 미국인이다"라고 말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과 연출자로서 제작한 ‘그랜 토리노’는 자동차 이름으로, 북미지역 흥행에 성공한 영화다. 

1960년대부터 서부극 시리즈 출연으로 ‘품격 있는 보수주의자로’ 평가된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보수 색깔을 당당히 드러내면서도 가치의 이분법적 사고를 지양(止揚)한다. 그는 전쟁, 폭력, 강자의 오만을 칭송하는 일부 보수 의견을 비판했고, 자유를 침해하는 수준의 과도한 정치적 올바름을 강하게 비판하는 중심축이었다.

기성세대와 신세대 간 일상생활에서의 갈등뿐만 아니라 정치적 꼰대, 이념적 꼰대 혹은 인종적 꼰대부터 종교적 꼰대에 이르기까지 그 예를 찾아보면 다방면에 있을 테다. 대표적으로 현 시대에 우리 주위에서 야기하는 소위 우익, 보수와 진보, 좌파와의 첨예한 갈등도 서로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 대화나 소통 부재라는 측면에서 또 하나의 정치·사회적 꼰대 현상이 아닐까 느껴진다. 가히 갈등의 ‘ggondai-phobia(꼰대 포비아)’ 시대에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서부 사나이 캐릭터를 그대로 표출함으로써 유년에서 노년에 이르기까지 기승전결 삶의 연속성과 일관성을 유지했다. 미국 FBI 전설이었던 에드거 휴거에 대해선 "부하의 공(功)을 가로채는 야비한 인물"이라고 표현했고, 공화당 조지 부시 대통령이 벌인 이라크 전쟁에 대해서도 "파괴적이며 심각할 정도로 멍청한 행동"이라고 말한 소신파다. 

영화에선 총잡이로 유명하지만, 총기 규제에 찬성하는 쪽이다. "나는 삶에서 폭력(暴力)을 옹호하는 사람이 아니다. 만일 내 영화가 폭력을 부추긴다고 사람들이 생각한다면 더 이상 영화를 만들지 않겠다"고 했다. 낙태·동성혼 등 일부 사회적 논란은 진보적 태도로 지지했지만, 진정한 보수라면 소외된 자를 위해 당당히 싸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캘리포니아주 카멀 바이더라는 작은 도시 시장(市長)을 역임하면서 보수의 자격을 논할 때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에게 배우라!"고 했다. 

1955년 배우로 데뷔한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데뷔 초 75달러 단역 배우로 활동하며 생활고로 인해 유니버설스튜디오에서 트럭을 운전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낡은 판초를 걸치고 시거(Cigar)를 질겅질겅 물고 냉혹한 시선으로 상대를 응시하는 카우보이, 유유히 말을 타고 황야로 떠나는 영화 ‘황야의 무법자’ 속 그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미국 최고의 명배우답게 자신이 지키는 가치와 신념을 드러내는 소셜데이터로, 품격 있는 보수주의자로 유명하다. 

배우로 어려울 때마다 "나는 비관주의를 믿지 않는다(I don’t believe in pessimism)"라고 되뇌었고, 배우 겸 감독으로 인정받아 ‘용서받지 못한 자’, ‘밀리언달러 베이비’, ‘미스틱 리버’ 등 다방면에 수준 높은 영화를 제작했다. 

그가 존경받는 이유는 인생이든, 생각이든 정체돼선 안 되며, 배움을 멈추지 않고 계속 성장해야 한다는 신념과 옳은 것을 받아들이는 행동을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죽는 날까지 달라지기를 원하고 또 바란다. 

그에게 신념의 가치란? "나는 우파나 좌파가 되기보다는 지나친 개인주의자이며, 그저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며 사는 세상이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그의 말처럼 어쩌면 신념이 무엇인가에 대한 문제는 중요하지 않은지 모른다. 대신 자신의 신념을 어떻게 가치 있게 지켜내야 할지, 이런 가치의 품격을 그에게서 배워 보면 어떨까? 

그대들의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 ▶하나,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나 자신이 존재하고(건강) ▶둘, 인간의 고유함인 개성과 다양성을 포용하며(글로벌 사고) ▶셋, 배우고 삶에 적용해 어제보다 나은 나를 만들고(성장) ▶넷, 내가 보낸 시간에 대한 당당함을 갖고(진정성) ▶다섯, 시간을 넘나드는 연결 고리를 만들어(기록 일기) ▶여섯, 항상심으로 성품 신앙, 생활 신앙, 땅끝 신앙을 누리기(나침반 신앙)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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