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 특화단지 잔칫집에 인천시는 초대 받지 못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일 연 3차 첨단전략산업위원회에서 2042년까지 민간투자 총 614조 원을 투입하는 7개 국가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를 지정했다.

산업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국가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공모를 진행했다. 반도체 분야에는 시를 비롯해 경기도와 창원, 구미, 대전, 부산, 광주전남 들 15개 지자체가 신청했다.

시는 영종 제3단계 유보지에 국가첨단산업단지를 신규 조성하는 계획을 제출했다. 해당 부지에 인천 영종∼송도∼남동산단을 잇는 ‘반도체 후공정 소부장산업 혁신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내용이 뼈대다.

하지만 시는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에 실패했다. 첨단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된 지역은 경기도 용인·평택과 충남 천안·아산, 전북 새만금 들 총 7곳이다.

시는 앵커 구실을 하는 국내 대기업과 지역 중소기업을 연계한 전략 기반이 없다는 점이 탈락 이유라고 알렸다.

유정복 시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국가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대상에 반도체 패키징 분야가 제외돼 아쉽다"며 "반도체 패키징 분야 세계 2·3위 외국 기업을 보유했지만 국내 대기업 부재로 전략 기반이 조성되지 않아 유치가 어려웠다"고 했다.

이번에 선정된 지역은 모두 대기업과 연계한 기반시설이 확보됐다. 반도체 분야에서 용인·평택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42년까지 562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경북 구미는 SK실트론과 LG이노텍에서 4조7천억 원을 투자키로 했다.

더 큰 문제는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에 실패하면서 추진 동력까지 상실한 꼴이 됐다. 유 시장은 간담회에서 앞으로 반도체산업과 관련해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다만, 특화단지를 조성하려고 확보한 영종도 360만㎡ 부지는 다른 사업과 연계해 부지 전체가 아닌 부분적으로 활용키로 했다. 또 경쟁력이 높은 바이오산업과 모빌리티산업도 계속 발전시킬 계획이다.

유 시장은 "올해 하반기 바이오 분야 특화단지 조성과 관련해 정부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며 "송도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입주해 바이오 인프라가 잘 구축된 만큼 바이오 특화단지로 지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하민호 기자 hm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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