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미송 국제PEN한국지부 인천지역 부회장
신미송 국제PEN한국지부 인천지역 부회장

지난 7월 3일, 지구 평균기온이 17℃를 넘어서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국립 해양대기관리국(NOAA) 산하 국립환경예측센터(NCEP) 데이터를 인용한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7월 3일 지구 평균기온이 17.01℃를 기록, 역대급 더위였던 2016년 8월의 최고 기록 16.92℃를 넘어섰다고 한다.

그랜섬 기후변화·환경연구소의 선임 강사인 프리데리케 오토는 "사람과 생태계에 대한 사형선고"라며 엘니뇨 현상이 지구 기온을 더 높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수, 폭염, 가뭄, 산불, 대기오염 등 자연재해가 빈번해지면서 기후환경 전문가들은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그리고 7월 3일, 지구 평균기온이 17.01℃를 기록하자 환경전문가의 우려하는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다. "이날이 오래도록 가장 더운 날로 기록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엘니뇨로 인해 올해 기록이 급하게 경신되리라 전망했다.

온난화에 엘니뇨까지 더해 불볕더위에 시달릴 사태가 안타까워 환경전문가들은 기온 상승의 주범인 화석연료 연소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촉구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7월에서 9월까지 엘니뇨 발생 확률을 90%로 예측했다.

열대 태평양에서 관측된 엘니뇨로 이상기온 현상이 불 보듯 뻔한 현실이라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 전부터 불볕더위에 시달리는 지구 곳곳의 사람들이 극심한 더위로 사망에 이르고 고통을 받는다는 뉴스를 보게 된다.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사계절이 뚜렷해 천혜의 자연으로 축복받았다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지금은 사계절이 예전만큼 명확하지 않다. 봄은 봄대로, 여름은 여름대로, 가을은 가을대로, 겨울은 겨울다운 계절 고유의 맛이 정연하지 않아 많은 부작용을 겪는다.

요즈음, 비가 사나워졌다. 맹렬하게 퍼붓는다. 장마라기보다는 한국형 우기로 불러야 한다는 기상전문가의 말이 와 닿는다. 엄청난 폭우로 인한 재난지역 피해가 가슴 아프다. 자연재해는 말할 것도 없고 인명피해도 크다.

유럽연합의 기후변화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서비스는 6월 초 지구 표면의 대기 온도가 사상 처음 산업화 이전보다 1.5℃ 올랐다고 발표했다. 1.5℃는 2015년 파리기후협정을 통해 국제사회가 설정한 지구 온도 상승의 최후 방어선으로, 이것이 잠시 무너졌다.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는 명백한 현실이 됐다. 온실가스 배출을 근본에서 줄이지 않는 한 달리 방법이 없다. 환경전문가들이 화석연료 퇴출을 강경하게 주장하는 이유다. 

국제 무역에서도 탄소배출권 문제로 수출상품에 제동이 걸린다. 환경문제는 자연생태, 사회생태, 건강생태뿐만 아니라 경제에도 파급 효과가 엄청나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호소도 절박했다. "우리는 눈을 크게 뜨고 재난을 향해 돌진한다. 석유, 석탄, 가스는 땅에 남겨 두고 재생할 만한 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과감하게 늘리자"고 호소했다.

이미 기후 우울증이라는 진단명까지 생겨난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1912년부터 1940년까지 연평균 기온과 1991년부터 2020년 연평균 기온을 비교하면 1.6℃ 차이가 난다. 10년에 0.2℃씩 오른 셈인데, 전 세계 평균인 0.07℃ 상승과 비교하면 3배나 빠른 추세여서 위기감을 고조시킨다.

나사에 따르면 1993~2022년 전 세계 평균 해수면은 9.8㎝ 상승했다. 더욱이 1990년대부터 매년 2.5㎜씩 상승하던 해수면은 2010년에 들어서자 3.9㎜씩 상승하기 시작했다. 100년간 2조1천500t의 지하수 사용이 불러온 재앙은 해수면 6㎜ 상승으로 보복한다. 2050년이면 한국인 약 40만 명의 거주지가 바다에 잠길 우려가 있다고 한다.

청순한 지구 환경에서 살고 싶은 간절함을 채우려면 총체적 노력이 촌각을 다퉈야 할 만큼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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