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강 검단탑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
이용강 검단탑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

우리나라에서 위암은 소설이나 드라마에서 흔히 등장하는 질환입니다. 명치에 통증이나 급격한 체중 감소, 피를 토하는 장면을 상상해 보면 느닷없는 두려움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혹시 내가 느끼는 이 증상이 위암이 아닐까? 하고 누구나 한번 의심해 보기도 하지요.

실제로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위암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나라입니다. 하지만 모순적으로 위암으로 인한 사망률, 위암을 진단받고 위암으로 죽음에 이르게 될 가능성은 가장 낮습니다. 여기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합니다.

우선적으로 국가 암검진 사업이 중요한 구실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2000년도 초반 시작한 국가 암검진 사업을 통해 40세 이상 성인은 증상이 없어도 2년마다 위내시경을 받도록 권고합니다. 많은 사람이 저렴한 비용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게 되면서 위암을 조기 진단받게 됐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위암 선별검사로 진단된 후에 바로 치료를 받는 의료시스템과 탁월한 수준의 의료진도 위암 사망률을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위암은 어떻게 치료 받을까요?

위암을 치료하는 방법은 크게 수술적인 절제술과 항암, 방사선 치료로 나뉩니다.

위암이 많이 진행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암을 완전하게 수술적으로 절제하는 치료만으로도 완치 기대가 가능합니다. 다만, 수술을 받은 환자 일부에서는 암을 절제한 이후에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 모든 위암 환자가 수술을 받아야 하는 걸까요?

실제로 위암 치료는 고전적으로 수술을 통해 위 일부를 잘라내는 형태로 이뤄졌습니다. 현재도 수술적인 절제 방법은 가장 중요한 치료입니다.

그러나 위 내시경 장비와 부속기구들이 발전하고, 위암을 내시경으로 치료하는 의사들이 등장하면서 이제는 초기 위암인 조기위암에서는 위를 절제하지 않고 내시경으로 국소 부위만 절제하는 방식으로 치료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내시경이 발달하기 전인 불과 2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위암이 조기 발견되더라도 대부분 환자분들이 위 전부를 또는 위의 30%가량을 잘라내야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위암이 진단 되더라도 일부 환자에서는 내시경 치료가 가능해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 2000년도 초반부터 위암을 내시경으로 치료하는 방법이 도입됐고, 조기위암 내시경 치료는 점차 증례가 증가합니다. 최근 연구에서 2007년에는 조기위암 환자의 27% 정도만 내시경을 이용한 위암 절제술을 받았으나, 2015년에는 조기위암으로 진단받은 환자의 60%가량으로 보고됐고, 10년 사이 내시경을 이용해 치료받는 환자 비율이 2배가량 늘었음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같은 연구에서 전체 위암 환자 중 내시경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해 수술을 받아야 했던 위암 환자는 65%로 보고됐습니다.

‘위암 환자에 대한 수술·병리검사 방법의 변화 분석·위암 검진 효과 분석’(일산병원 연구소, 최윤정 등 2017)을 보면 위암을 진단받은 모든 사람이 내시경으로 치료받는 건 아니지만, 정기적으로 내시경 검사를 받은 분들의 경우 위암 조기 발견이 가능하고 점차 조기위암을 진단받고 내시경을 치료받는 환자들이 늘어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모든 암은 아주 작은 세포에서 시작해서 자라는데, 대부분 암이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크기가 자라면서 증상을 유발합니다. 위암 역시 발생 초기에는 증상이 없습니다.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로 위암을 조기 진단 받았다면 내시경 치료를 고려해 봐야 합니다. 

현재까지 조기위암으로 위암 0기 또는 1기에서는 내시경 치료가 수술과 비교해 거의 대등한 수준의 치료 효과를 보이므로 조기위암은 내시경으로 완치 기대가 가능합니다. 다만, 조기위암이라고 하더라도 위 주변에 존재하는 림프샘으로 위암이 퍼졌을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는 내시경 치료가 어려울지 모르며, 조기위암으로 내시경 치료를 받은 후 5~10% 정도의 환자분에서는 추가적인 림프샘 절제가 필요할지 모릅니다.

위암을 진단받았다고 해서 낙담할 필요는 없습니다. 조기위암은 5년 생존율이 95% 이상(암 5년 생존율은 완치될 확률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이므로 위암을 완치하려면 수술적 절제가 필요할지 아니면 내시경 치료가 가능할지 상담을 받아 보시기를 권유드립니다.

<검단탑병원 소화기내과 이용강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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