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섭 인천광역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
신동섭 인천광역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

지압판 위를 걸어가면 발바닥의 찌릿함을 넘어 온몸에 전류가 흐르는 기분을 느껴 본 적이 있을 테다.

예부터 발바닥은 인체를 축소해 놓은 작은 지도로, 모든 신체기관에 연결된 중요한 부위로 알려졌다. 우리 몸의 축소판인 발바닥 혈자리를 통해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오장육부를 자극해 건강을 되찾는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러나 건강에 좋다고 해 선뜻 지압판에 오르기에는 당장의 고통에 겁이 날 것이다. 그렇다면 지압판 말고 맨발로 걷기를 추천한다. 맨발 걷기는 면역력을 증진시키고 건강을 회복함과 동시에 유지시키는 효능이 있다고 알려진 운동이다.

말초신경이 모인 발바닥을 자극하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면역 기능이 강화돼 비만 예방, 체질 개선, 피부미용, 신경통 치료에 효과가 있다. 만일 걷기 중 발바닥 전체가 아닌 일부분이 아프다면 그 부위에 해당하는 기관이 약하다는 증거다.

대부분 맨발 공원 초입에는 각 부위와 연결된 장기를 표시한 모형 발이 있으니 이를 참고하면 자신의 신체기관 중 어느 부분이 안 좋은지 알게 된다.

발을 디뎠을 때 너무 아프다면 양말을 신고 시작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처음부터 자극이 심한 숙련 코스를 이용하면 발에 무리가 따르므로 욕심 내지 말고 초보자 코스부터 차근차근 시작하자.

하지만 집 앞에 있는 아스팔트 길에서는 효과가 없고, 황토 또는 흙길을 걸어야 진정한 운동이 된다고 하니 더 높은 운동 효과를 보고 싶다면 가까운 도시공원을 찾으면 된다. 바로 ‘맨발산책로’가 조성된 도시공원을 말한다.

지난 6월 인천시의회에서 통과한 ‘도시공원 맨발 걷기 활성화·지원에 관한 조례’로 인천시 도시공원에 다양한 맨발산책로를 조성할 기준이 마련됐다. 맨발로 걷기가 가능한 산책로와 흙을 털어낼 세족대 따위의 시설을 설치할 수 있게 됐다.도시공원 맨발산책로를 설치하고 지원하는 조례는 전국 두 번째이며, 광역자치단체에선 인천이 최초 시행했다. 이처럼 시는 시민 건강을 위해 선제적으로 다양한 사업을 도입한다.

지금 전국 곳곳에서 맨발 걷기에 관심이 뜨겁고, 광역과 기초 구분 없이 맨발산책로를 조성하려는 조례를 제·개정한다.그런데 조례는 사업 추진을 위한 근거이자 가이드라인일 뿐이며, 사업이 실제 활성화되려면 사업 부서 의지가 중요하다. 의미 있는 조례가 되도록 도시공원에 다양한 맨발산책로를 설치해야 하며, 주민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

치료가 힘들었던 증상이 맨발 산책을 통해 완치된 사례도 있다. 정말로 맨발 걷기로 치료가 됐는지는 의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고는 하나, 의학을 넘어 설명하기 힘든 효능 말고도 건강 증진에 검증된 다양한 효능이 존재한다. 꼭 증상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도 맨발 걷기를 생활화하면 건강 효과를 몸소 느낄 테다.

인천시는 300만 시민이 불편 없이 맨발 걷기를 실천하게끔 조속히 도시공원에 맨발산책로를 조성해야 한다. 산책하기 좋은 계절인 가을에는 많은 시민이 맨발로 공원을 걷는 건강 발판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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