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8년 개교한 의정부여자고등학교는 66년 역사를 썼다. 개교 당시 교명은 양주여고였으나 1963년 현재 이름으로 바꿨다. 이후 1970년 통합 운영하던 중·고교를 분리했고, 학급 수는 3학급에서 30학급으로 늘었다. 한때 47학급이었으나 저출산 영향으로 보인다. 교훈은 성실, 교목은 은행나무, 교화는 개나리다.

의정부여고는 7년째 인성교육에 온 힘을 쏟는다. 그 중심에는 책이 있다. 독서에 기반한 인문·예술 감성 프로그램인 ‘서(書)로  서는 인문 독서 탐구 프로젝트’로 학생들이 삶의 주인이 될 힘을 키운다. 

학생 스스로 삶을 설계하면서 자기 삶의 주인으로 성장하도록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의정부여고를 들여다봤다.

의정부여자고등학교 자율과정 SDGs(지속가능발전 목표) 콘퍼런스.
의정부여자고등학교 자율과정 SDGs(지속가능발전 목표) 콘퍼런스.

# 교육과정과 연계한 인성교육

의정부여고는 교육과정과 연계한 프로그램으로 인성교육을 한다. 인성 독서교육 프로그램인 ‘서로 서는 인문 독서 탐구 프로젝트’가 대표 격이다. 학생들이 삶의 주인으로 우뚝 서도록 삶의 가치와 방향을 찾게 하는 일이 인성 독서교육 목표다.

2017년부터 이어온 인성교육 프로그램으로 1학년은 그림책을 중심에 뒀다. 성장과 나눔활동의 한 가지로 그림책을 창작하고, 창작한 그림책을 초등학생에게 읽어 주고 기증도 한다.

2학년은 고전에서 찾는 삶의 질문 활동을 한다. 학생들은 고전을 천천히 읽고 삶의 질문을 만들며 생성형 AI를 활용해 에세이를 작성한다.

3학년은 학술 기사로 미리 보는 전공 기초 학문을 한다. 학생들은 논문을 읽고 분석하며 리뷰까지 한다.

의정부여고는 이 같은 학생 중심·주도로 이뤄지는 개별 인성 독서활동 결과물을 책과 전자책으로 출판해 관내 학교와 도서관, 유관기관에 기증한다

인성 문화예술 교육의 하나로 인문 예술 감성 특화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를 비롯해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계절과 시기에 적합한 독서·예술·인문 융합 감성 프로젝트를 제공한다. ▶서(書)로 노니는 봄 ▶그해 우리는 ▶아듀! 누리∼ 3가지로 구성했다.

‘서(書)로 노니는 봄’은 우정을 주제로 교사와 학생 대표가 책 속 구절 낭독과 미술 작품 큐레이션, 음악 버스킹을 한다. ‘그해 우리는’은 청춘을 주제로 개인 또는 단체가 스스로 참여하는 음악 콘서트다. ‘아듀! 누리∼’는 경기도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 대상교로 개축 대상 건물인 본관(누리관) 공간과 시간을 기념하는 사진전을 연다.

이 말고도 과학·인문·예술 융합 프로그램과 문화·예술·체육 프로그램을 한다. 1학년은 8개 자율과정, 2학년은 9개 프로그램, 3학년은 5개 활동을 한다.

의정부여고는 앞으로도 프로그램 체계성을 고려하고 반영해 SDGs(지속가능발전 목표)에 동참·실천하고, 세계와 소통하는 민주시민 자질 함양을 추구하는 프로그램으로 확대 운영한다.

‘고전에서 삶의 질문 찾기’ 를 하는 학생들.
‘고전에서 삶의 질문 찾기’ 를 하는 학생들.

# 학생 주도 인성교육

의정부여고는 학생자치회가 주도해 다양한 인성교육을 이끈다.

우선 학생신문(의여 백학 신문) 활동이 있다. 한 해 동안 학교에서 진행한 행사와 사업 소식, 사회 이슈를 골라 기사로 담아 발간하는 학생 주도 언론 활동이다. 학생 기자단이 직접 소식을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하는데, 분기에 한 번씩 발간한다. 9월과 11월에도 발간할 예정이다.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고 참사를 잊지 않으려고 추모 행사도 한다. 학생들은 애도하는 마음을 담은 쪽지를 작성하고 세월호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 열쇠고리를 나눈다.

사계절 아름다움을 담으려고 계절마다 진행하는 테마형 행사인 ‘계절제:봄·여름’ 활동도 한다. 학생들이 편지 쓰기와 배달, 사계절 사진 촬영, 버스킹, 동아리 기획전, 의여컵(학급별 스포츠 대회) 같은 체험으로 배우는 인성 강화 프로그램이다.

의정부여고는 봄·여름뿐만 아니라 가을·겨울로 계절제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 밖에 ‘도전! 골든벨 패러디’, ‘가을 버스킹 아나바다’(중고 물품 판매한 뒤 수익금 기부) 행사도 실천 중심 인성 프로그램이다.

학부모 참여형 인성교육 프로그램도 한다. 학부모와 함께하는 친환경 여름나기 캠페인과 학부모 독서 동아리가 간판이다.

친환경 여름나기 캠페인은 도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 사업과 연계해 학부모가 주최하는 환경 캠페인이다. 학부모들은 텀블러를 지참하고 방문한 학생과 교직원에게 직접 만든 음료를 제공하고, 환경 관련 퀴즈와 다짐을 적는 이벤트도 한다.

체육활동에서 단체응원을 펼치는 의정부여자고등학교 학생들.
체육활동에서 단체응원을 펼치는 의정부여자고등학교 학생들.

학부모 독서동아리는 책 읽기를 좋아하는 학부모들이 스스로 결성한 독서토론 모임이다. 의정부여고 사서교사가 재능기부로 독서 주제를 선정해 특강을 하고, 주기로 독서토론 모임을 한 뒤 자녀와 함께하는 독서 이벤트도 연다.

다양한 인성교육은 학생들이 배우는 재미, 살아가는 재미, 알아가는 재미를 키우는 요소다.

임세현(2년)양은 "인성교육과 관련한 다양한 활동은 나와 함께하는 공동체를 향한 신뢰를 갖게 한다"고 말했다.

임 양은 "서(書)로 서는 인문 독서 탐구 프로젝트로 고전 속에서 삶의 질문을 찾아 가치관을 세우고, 체전(체육)에서 끈끈한 우정을 경험하면서 계절제로 정서 충만감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학교 인성교육으로 우리가 학교 주인이라는 책임감과 주체성을 느끼고, 함께하는 공동체를 향한 존중과 협력도 배워 뜻깊다"고 덧붙였다.

# 박미현 교장 미니 인터뷰

"의정부여고 아름다운 공동체 주역들 덕분에 학교 위상이 높아졌어요."

2021년 취임한 박미현 교장은 학교 자랑거리로 학교 공동체를 꼽았다.

박 교장은 "교직원과 학생, 학부모들이 모두 하나의 마음으로 뜻을 모으고 소통한다"며 "학생회장을 중심으로 한 학생자치회가 다양한 활동을 진행함은 물론 교직원과 사제 친화 학교 문화도 잘 조성했다"고 했다.

급식도 박 교장이 꼽은 자랑거리 중 하나다.

그는 "학교급식은 상상조차 하지 못하는 미슐랭급 메뉴를 학생들에게 제공한다"며 "지난해에는 ‘경기도 급식 우수교’로 선정됐다. 훌륭한 요리 덕에 항상 웃음이 끊이지 않고 행복한 식사로 활기를 찾는다"고 강조했다.

박 교장은 학생 스스로 만드는 새로운 체육대회도 의정부여고만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학생들이 스스로 기획해 인성과 생활교육을 바탕으로 실내외 체육활동이나 오락, 문화·예술 공연에서 소외되는 학생 없이 모두 참여한다"며 "학생들은 코로나19로 무너졌던 사회·정서 결핍을 회복하고 공동체 가치를 배운다"고 했다.

박 교장은 "학생들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언젠가는 맞닥뜨릴지도 모르는 쓰나미와 마주쳤을 때, 그 역경과 고난에 맞서 일어서는 힘과 용기의 씨앗을 심어 주고 싶다"며 "맞춤형 교육과정으로 아이들이 하고 싶은 바를 마음껏 꿈꾸고 펼치는 미래 주역으로 성장하도록 돕겠다"고 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의정부여자고등학교 제공>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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