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경찰서 독신자 숙소 건물 외부.
인천 강화경찰서 독신자 숙소 건물 외부.

인천강화경찰서가 혼자 살거나 관외에 사는 경찰관을 위해 청사 안에 마련한 ‘독신자 숙소’가 너무 좁고 낡아 입소자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1일 강화경찰서에 따르면 독신자 숙소는 1978년께 334㎡ 터에 2층으로 지어 방 15개를 꾸몄는데, 방마다 1명이 쓴다. 방 1개 면적은 5.4㎡고, 화장실과 샤워실은 공동 사용한다.

이 중 에어컨을 설치한 방은 15개 중 4개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계급 순으로 쓰다 보니 간부가 아닌 경찰관은 가마솥더위에도 선풍기에만 의존한 채 잠을 자는 처지다.

더구나 공동 화장실과 샤워장은 갖췄지만 조리 공간을 따로 두지 않아 끼니는 모두 밖에서 해결해야 하고, 냉장고마저 없어 시원한 물은 각자 해결해야 하는 신세다.

독신자 숙소를 이용 중인 A경찰관은 "숙소를 마련하기 어려워 독신자 숙소를 사용 중이지만 지은 지 40년이 넘은 낡은 건물에 살다 보니 자괴감이 든다"며 "방값만 내지 않을 뿐이지 전기세는 따로 내는데 영락없는 노숙자 꼴"이라고 푸념했다.

B경찰관 역시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덥지만 경찰이라는 사명감으로 지금까지 참고 견뎠는데, 이제는 한계에 다다랐다"며 "참다 참다 승용차에서 에어컨을 켜고 잠들기 일쑤다. 환경이 열악해 다음 날 근무에도 지장을 주니 대책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했다.

강화서 관계자는 "낡은 건물과 시설을 개선하려고 5년 전 1억 원을 들여 시설 개·보수를 했고, 지난해에도 4천만 원을 들여 화장실과 샤워실을 개·보수했다"며 "각 방 에어컨 설치는 예산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하루빨리 에어컨을 설치하도록 인천경찰청에 적극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강화=김혁호 기자 kimhho2@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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