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아저씨는 몇 살 먹었어요?" "왜? 넌 몇 살인데? 난 몇 살로 보이니?" "아! 글쎄요. 60살, 70살…." "그런데 왜 아저씨 나이를 물어보니?" "아저씨! 인생이 참 힘드네요." "…."

아는 사람이 얼마 전 초등학교 앞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초등학교 6학년 아이와 대화 내용을 기자에게 들려주면서 요즘 아이들 생각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혀를 내두른다.

청소년들이 살기 힘든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소년 자살률은 계속 높아지고, 공교육 위기에서 청소년 행복지수는 바닥을 긴다. 최근에는 서울S초등학교 2년 차 새내기 교사 죽음을 두고 "학생 인권을 너무 강조하다 보니 교권이 추락했다"며 대다수 청소년들이 마치 문제의 원인인 양 묘사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 같은 현상은 사회 약자인 청소년을 시대 상황에 맞춰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코로나19 시대를 거치면서 청소년 학습은 물론 삶의 형태도 많이 달라졌다. 하지만 이 같은 급속한 변화 속에서도 청소년 인식과 목소리는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시대에 머문다.

뉴노멀 시대에 청소년 위기에 대한 고찰은 없었다. 뉴노멀(New Normal) 시대라는 단어는 시민과 청소년이 느끼기도 전에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왔다.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떠오르는 기준을 뜻하는 뉴노멀 시대 가장 약자는 바로 청소년이다. 왜냐하면 바이러스처럼 밀려온 이 뉴노멀 시대를 대비할 준비를 우리 사회는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대 변화 속에 청소년 환경과 교육 방향에 대한 지침은 없었다. ‘학생’ 논리 속에 묻힌 ‘청소년’ 정책은 나침반이 없는 듯하다. 지난달 27일 조준호 청소년포럼 ‘나다’ 부대표는 ‘뉴노멀 시대 청소년 위기 해결을 위한 청소년 교육·활동 정책 대응 방향 모색’ 토론회에서 "청소년들이 직면하는 문제는 세대 변화와 함께 다양하고 새로운 측면인 온라인상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나타난다. 이에 대응하려면 유연하고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현대사회 변화와 도전에 맞춰 사회 지원 체계를 다시 구축하는 일은 필수"라고 주장했다.

청소년은 어른과 어린이 중간 시기다. 청소년 연령 규정은 법규마다 다르지만 ‘청소년기본법’은 9세에서 24세 사이로 규정한다. 흔히 청소년이라 하면 만 13세에서 만 18세 사이를 말하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간단하게 ‘학생’이라는 말로 대신한다. 사춘기를 겪는 사람을 칭하기도 한다.

학년으로는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다. 여성가족부가 5월 발표한 ‘2023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중·고등학생 10명 중 4명(41.3%)은 스트레스를 받고, 10명 중 3명(28.7%)은 최근 1년 새 우울감을 경험한다. 초등학교 4학년 이상의 최근 1년 새 가출 경험률은 3.6%였고, 가출 주된 이유는 부모님과 문제(56.6%)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학업 문제(21.7%), 친구들과 함께하려고(8.9%) 순이다. 문제 중심에서 해결 중심으로, 기관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생각의 패러다임을 전환해 청소년이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도록 기성세대가 도와야 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