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수원시장이 택배를 배송하다가 심장 질환으로 쓰러진 택배기사를 위해 병원비를 모금한 수원 쌍용 더플래티넘 오목천역 아파트 주민들에게 표창을 수여하고 "이웃에게 따뜻한 사랑을 베풀어 준 주민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사진>
이 시장은 지난 1일 해당 아파트를 찾아 이용재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에게 표창장을 수여하고, 택배기사 부부와 주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권선구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부부에게 성금 200만 원을 전달했다.
지난달 17일 해당 아파트에서 택배를 배송하던 택배기사 정순용(68) 씨는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함께 일하던 아내 주홍자 씨는 곧바로 정 씨를 데리고 병원에 갔고, 정 씨는 심장 수술을 받았다. 아내 주 씨는 택배를 배송할 예정이었던 쌍용 더플래티넘 오목천역 아파트를 포함해 5개 아파트 주민들에게 일일이 문자메시지를 보내 "남편이 심장 수술을 받아 오늘 배송을 못하게 됐다"고 사과했다.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정 씨 소식을 들은 해당 아파트 주민들은 단체 채팅방에서 안타까움을 표현했고, 입주자대표회의 장진수 감사는 "병원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도록 모금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이틀 만에 107가구가 참여했고, 248만 원을 모았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달 22일 정 씨에게 "기사님은 저희 입주민들에게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되는, 함께 사는 공동체 일원"이라는 내용의 편지와 성금을 전달했다. 정 씨는 같은 달 24일부터 다시 일을 시작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순용·주홍자 씨 부부와 입주자대표회의 이용재 회장, 장진수 감사, 현종태 권선구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이 참석했다.
이 시장은 "좋지 않은 사건·사고가 많은데, 주민들의 따뜻한 사랑이 국민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셨다"며 "여러분의 이야기가 널리 알려져 나라 전체에 따뜻한 일이 많이 생겼으면 한다"고 했다.
정순용 씨는 "이번 일을 겪으면서 ‘그래도 아직은 살 만한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파트 주민들은 평소에도 택배기사를 따뜻하게 대해주셨는데, 또 이렇게 큰 도움을 주셨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택배기사를 비롯한 플랫폼 노동자를 지원하는 정책을 준비 중"이라며 "노동 취약계층인 플랫폼 노동자들의 인권을 보호하도록 해쓰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시는 2025년 1월부터 배달·퀵서비스·대리운전 기사를 비롯한 플랫폼 노동자에게 상해보험 가입을 지원할 계획이다.
안경환 기자 j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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