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의정부농협 조합장의 하루는 직원들과 눈맞춤으로 시작한다. 출근하며 시선을 맞춘 뒤 짧지만 오가는 서너 마디로 서로 마음을 전한다.
 

김 조합장과 의정부농협 직원들의 목표는 하나다. 2천600여 명 조합원들이 행복한 농협이다. 그들의 지원자로서 권익 보호와 성장을 돕는다.

직원들이 일하고 싶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김 조합장은 "혼자 힘으로는 조직 발전을 이끌지 못한다. 의정부농협 성장에는 한마음, 한뜻이 중요하기에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조합장이 되고자 한다"고 포부를 다졌다.

김 조합장은 지난 3월 조합원들의 지지를 받아 17대 의정부농협 조합장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16대 조합장 임기 동안 인근 지역 농협 관계자들에게 "의정부농협만큼 잘 해내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자랑한다. 이를 뒷받치듯 2019년 취임 당시 2조2천억 원이던 의정부농협 금융사업 규모는 현재 2조9천억 원으로 3조 원 달성을 앞뒀다. 남은 임기 동안 경기북부 수부도시인 의정부시 명성에 걸맞게 모범이 되는 농협이 되고자 노력하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농사 짓는 부모님을 보며 성장한 그는 성인이 된 뒤 건축업에 종사하며 농업에 필요한 건물 인허가와 설계에 관련한 일을 하며 농민들과 소통했다. 그에게 농업은 친숙했고, 농협은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그는 "조합원으로 첫발을 내디딘 뒤 대의원과 이사를 거쳐 조합장이 됐다. 농협과 함께한 기간만큼 농업인의 경쟁력 강화와 삶의 질을 높이는 조합장이 되고 싶다"고 강조한다.

의정부농협 조합장실은 조합원들의 ‘사랑방’이자 ‘신문고’ 노릇을 한다. 조합장으로서 일할 기회를 준 조합원들의 권리를 증진하는 데 집중하고자 그동안 관행처럼 정착한 조합장 특권을 내려놨다. 각별히 신경 쓴 부분이 조합장실 문턱 낮추기다.

김 조합장은 "2019년 조합장이 되고 조합원들에게 진심과 안심을 전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어찌 보면 간단했다. 누구나 쉽게 조합장실을 찾도록 개방했다. 언제든지 찾아오도록 개인 전화번호도 알려 주고, 모시고 오기도 했다"며 "자주 만나다 보니 조합원들의 직접적인 고충을 듣게 됐다. 한 예로 경기도 농민기본소득 지역화폐 사용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 조합원에게 농민기본소득 지역화폐 사용처에 농·축협 사업장이 포함되지 않아 농업인이 필요한 영농자재와 생필품 구매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불편을 들었다. 이에 사용처 개선과 확대를 추진하려고 시의회와 도의회에 고충을 알린 끝에 지난해 12월 경기도 지역화폐 심의위원회가 사용처 제한을 해제했다. 농민·농촌기본소득과 영농종합센터, 하나로마트에서 사용이 가능해진 만큼 고충을 해결했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꼈다며 미소 지었다.

마지막으로 임기 내 이루고 싶은 목표를 묻자 그는 의정부시농업인재단 설립을 이야기했다. 의정부시는 현재 농업보다 도시 특성이 뚜렷한 지역이다. 농업인 인구도 노인 비율이 점차 많아지다 보니 도시농업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김 조합장은 "김동근 의정부시장 공약 가운데 하나였던 농업인재단 설립이 도시농업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고 믿는다. 재단이 세워지면 실천 가능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농업경쟁력을 이끌고, 일반 시민들에게도 생활 속 농업을 알려 농업의 존재 가치를 전하고 싶다"고 끝맺었다.

의정부=이은채 기자 chae@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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