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10시께 찾은 부평구 부평 지하도상가는 상인들이 진열한계선을 넘어 상품을 진열하는 바람에 통행로가 좁아졌다.
7일 오전 10시께 찾은 부평구 부평 지하도상가는 상인들이 진열한계선을 넘어 상품을 진열하는 바람에 통행로가 좁아졌다.

"사람도 많은데 통행로마저 좁으니 불편하죠."

인천시 부평구에 사는 김모(54)씨는 지난 6일 부평 지하도상가를 이용하다 아찔한 경험을 했다. 여름 방학을 맞아 딸(11)과 상가를 찾아 옷을 고르던 중 딸이 인파에 휩쓸려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모습을 감춘 딸 때문에 김 씨는 순간 공황 상태에 빠졌고 30분가량 상가 곳곳을 뒤졌다. 시민 도움으로 딸을 무사히 찾았지만 김 씨는 이날 이후 다시는 지하도상가를 이용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김 씨는 "지역 특성상 유동 인구가 많은 점은 이해하지만 상인들이 통행로에 물건을 진열하는 바람에 통행로 폭이 좁아져 벌어진 사고였다. 관리 주최인 시가 나서야 할 문제"라고 했다.

이처럼 인천지역 지하도상가 일부 상인들이 규정을 지키지 않고 영업을 일삼는다.

시에 따르면 지하도상가는 공공보도 규정을 준수해야 하고 각 매장 입구에 그은 진열한계선을 지켜야 한다. 통행로 넓이마다 다르지만 60∼80cm가량 진열한계선 안에 상품을 진열해야 하고 통행로 6m를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이날 오전 10시께 찾은 부평구 지하도상가와 12시께 찾은 동구 동인천 지하도상가는 대부분 규정을 지키지 않고 매장을 운영했다. 매장 입구에 그은 진열한계선을 무시한 채 옷·휴대전화 케이스 따위를 진열해 통행로를 비좁게 만들었고 시민들은 이를 피해가며 이동해야 했다. 더구나 비좁아진 통행로에서 걷던 시민과 매장 이용객이 부딪혀 넘어지는가 하면 안전사고도 발생했다.

하지만 진열한계선을 지키지 않아도 아무런 불이익이 없어 상인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시도 규정을 어긴 상인에게 계도 말고는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는 실정이다.

상인 윤모(54)씨는 "다른 매장에서 물건을 앞으로 빼 진열하다 보니 경쟁하는 처지에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벌금이나 과태료도 없다 보니 딱히 지키고 싶은 마음도 없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지하도 상인들이 규정을 준수해 영업을 하도록 단속과 지도를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유지웅 기자 yj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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