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의회 전경. <용인시의회 제공>
용인시의회 전경. <용인시의회 제공>

용인시가 오는 15일부터 4박6일 일정으로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시를 찾는다. 2017년 이후 끊긴 교류 협력을 다시 하려는 취지다. 두 도시는 2003년 5월부터 교류 의향 서한을 주고받은 뒤 이듬해 11월 ‘자매결연’을 맺었다. 이후 우호 교류를 이어오다 2017년 5월을 끝으로 관계가 끊겼다. 일정 중에는 오는 17일 코타키나발루시 시장과 면담도 잡았다. 또 코타키나발루시 쪽에서도 오는 9월 2차례 용인시를 방문한다.

하지만 이번 교류 재개를 바라보는 공직자를 비롯한 주변 시선은 따갑다. 시가 아니라 시의회 주도로 여행사까지 동원해 교류 재개를 한 데다 시의원들은 관련 심사도 피했기 때문이다.

사연은 이렇다. 지난 5월께 시의회 요청으로 코타키나발루시와 교류 재개를 추진했다. 시는 지난 6월 5차례 메일을 보내 방문 계획을 알리고, 초청장을 요청했지만 코타키나발루시는 묵묵부답이었다.

이어 지난달 4일 코타키나발루시 한국 영사관 분관에 협조 요청을 한 뒤 코타키나발루시 담당자에게 전화도 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A여행사도 함께 뛰었다. 시의회 요청을 받은 A여행사는 현지 여행사를 거쳐 코타키나발루시 담당 공무원을 찾고, 시와 메일을 주고받도록 도왔다. 이 같은 노력으로 지난달 7일 코타키나발루시 담당자한테 회신 메일이 왔다. 메일은 서한을 전달하고 초청장 발송을 검토한 뒤 다시 연락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초청장은 약 10일 뒤인 지난달 18일 도착했고, ‘성공하는 전략 파트너십을 기대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오는 15~20일 출장 인원은 모두 14명이다. 이 중 시 담당 공무원은 단 2명뿐이다. 나머지는 시의원 8명과 수행원 4명이다. 이들은 해당 기간 사바주청사와 코타키나발루시청, 사바주관광청, 사바주박물관을 하루 1곳씩 방문한다. 이외 일정은 야시장, 회교 사원, 사바주립모스크 방문이다. 관광시설을 벤치마킹해 용인시 관광 활성을 꾀한다는 목적이다.

더욱이 시의원들은 공무국외출장 심사도 받지 않는다. 시의회 공무국외출장 규칙은 ‘자매결연 체결과 교류 행사는 심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명시했다.

이런 까닭으로 심사도 피하고, 어떻게 해서든 해외 여행을 가려고 꼼수를 부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이들 의원은 튀르키예와 일본으로 공무국외출장을 가려다 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따위 문제가 불거져 번번이 취소했다.

공직자 B씨는 "시민들은 폭우와 폭염 피해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데 일손을 돕기는커녕 이렇게까지 해서 해외 여행을 가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공무국외출장을 가는 C시의원은 "여러 이유로 공무국외출장을 미뤘지만 심사를 피하려는 의도는 아니다"며 "관광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용인시에 접목할 부분을 찾고 필요하다면 관련 조례도 제정하겠다"고 했다.

안경환 기자 j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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