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기승을 부리는 찜통더위에 몸도 마음도 지쳐만 가는 여름이다. 본격적인 휴가철에 국도와 고속도로는 정체성을 잃고 주차장을 연상시켜 참 여행 떠나기 싫게 만든다. 도심 속 공간에서 더위를 식혀 볼 만하지만, 좀처럼 여유롭게 자연에서 노닐기 쉽지 않다.
 

그만큼 남양주시 별내면에 조성 중인 ‘청학 밸리리조트’에 눈이 간다.

청학밸리는 남양주뿐 아니라 수도권 강북지역 관광객들에게 유명하다. 서울에 거주하는 기자 지인 역시 "남양주 산속에 유명한 데가 있다더라"며 청학밸리를 거론해 반가웠을 정도다.

청학천을 따라 조성한 청학밸리는 수락산 초입 아름드리 나무 밑 마당바위에서 시원하게 시작한다. 계곡을 흐르는 청명함에다 곳곳이 명소다.

기존 하천 정책에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은 청학밸리는 공원화 구간과 하천정비사업 구간으로 나뉜다.

2018년 10월부터 추진한 소하천 정비엔 160억 원을 투입했다. 불법을 원천 차단하고자 청학천 인근 부지에 호안 정비 1.4㎞, 교량 설치, 목교, 수변스탠드, 청학비치를 조성했다.

공원화 사업은 305억 원을 들여 다목적 광장과 잔디마당을 조성 중으로, 현재 공정률 50%를 달성했다.

시는 신속하게 사업을 마무리하려고 일부 구간을 개방하는 방식으로 공사 중지 없이 추진 중이다. 연말이면 잔디 너른 뜰, 퍼걸러, 산책로 포장, 다목적마당을 만나게 된다. 더욱이 청학밸리와 청학리 도심을 연결하는 ‘청학천 정비사업’을 추진, 산책로를 연결해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불법 자릿세와 바가지요금, 환경 훼손이 만연했던 청학천 변신이 상징하는 의미는 명확하다. 막히는 도로를 뚫고 멀리 가지 않아도, 산책로를 따라 조금만 걸어도, 시원한 물놀이를 즐기는 ‘감사한 공간’이다.

무분별한 개발 없이 청학천 흐름을 최대한 방해하지 않는 수준으로 천천히 개발해 ‘자연의 속도에 맞췄다’는 점에서 기존 사업들과 차별된다.

누구나 누리는 로컬택트 시대 전형적인 공간, 무엇보다 공공재인 하천을 시민이 아무런 대가 없이 이용한다는 점에서 청학밸리는 남양주의 자랑이다.

바가지요금도, 부족한 편의시설도, 말도 안 되는 자릿세도 없는 도심 속 관광지 ‘청학밸리’에서 오늘도 마음 한편에 힐링을 담는다.

남양주=조한재 기자 chj@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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