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보원 ㈔글로벌녹색경영연구원 교수/ESG경영지원단장
서보원 ㈔글로벌녹색경영연구원 교수/ESG경영지원단장

1987년 브룬트란트 보고서에 ‘지속가능발전’이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지속가능발전은 경제성장, 사회 안정과 통합을 통해 환경보전이 조화를 이루며 지속가능성을 지향하면서 발전함을 의미한다. 제한된 자원 속에서 무조건적인 경제성장은 가능하지 않음을 인정하고, 현재와 미래 세대가 그들의 필요를 골고루 충족시키면서 지속해서 살아가도록 발전 방향을 재정립하자는 것이다. 미래를 생각하고 미래 세대가 써야 할 자원이나 자산 가치를 현재 세대들이 먼저 당겨 쓰거나 훔쳐서 쓰거나 자연환경을 더 이상 훼손해서는 미래가 없다는 뜻이 담겼다.

17세기 후반부터 시작한 산업화와 18세기 영국 산업혁명 이후 19세기 미국과 독일을 중심으로 많은 나라가 무분별한 에너지 사용을 계속한 결과 지금은 폭우, 폭설, 고온, 국지성 호우, 가뭄, 태풍, 화재 따위로 지구가 몸살을 앓는다. 산업화 시기 지구 평균온도는 13.8℃ 정도였는데 200년이 흐른 2004년께는 1℃가 상승한 14.8℃ 정도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게다가 바다의 심연에서는 메탄이 솟아오르면서 바다 밑 온도가 상승해 엘니뇨 현상이 나타나고, 해류 움직임으로 갑자기 차가워진 바다의 해수면 기온이 낮아져 라니냐 현상이 생겨 태풍과 함께 토네이도로 미국을 비롯한 북남미는 몸살을 앓는다. 환경오염도 문제이고, 기류의 변덕스러운 움직임도 문제다. 그 피해 또한 재앙 수준이다.

지구는 뜨거워진다. 2005년 발표한 ‘Who cares wins’에서 처음 ‘ESG(환경, 사회적 책임, 투명한 의사결정)’를 언급한 배경이 여기에 있다. ‘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Issues’, 즉 환경문제, 사회적 책임 문제, 투명한 의사결정을 위한 구조적 문제를 언급하기 시작했다. 

1972년 밀턴 프리드만(Milton Friedman)교수의 주주자본주의가 기업의 주된 경영철학으로 자리할 때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ion Social Responsibility)이 부각되면서 ESG를 실천하려는 노력이 기업 중심으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미진했다. 여유가 되면 기부하고, 시간이 있으면 봉사활동하고, 마음이 있으면 참여하고, 의지가 없으면 포기하는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로는 ESG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고 보고 2006년 UN PRI(Principle Responsibility Investment, 책임투자원칙)를 통해 해결 방안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이 투자자를 매개로 돈을 끌어들인 이유다. ESG 경영을 실천하지 않는 기업에 대한 투자는 앞으로 없다는 내용이다. 기업이 ESG 실천과 내실화에 적극 동참하게 한 계기가 된 것이다. 이해관계자의 요구사항을 챙기고 이들의 이익을 대변해야 한다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의 전환점 계기가 2019년 BRT(Business Roundtable)의 선언이었다. 사회공동체, 협력사, 투자자, 고객, 종업원을 위한 기업의 새로운 목적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ESG는 돈이다. 돈의 흐름을 안고 있다. ESG를 제대로 실천하려면 많은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친환경 기술을 개발해야 하고, 종업원의 복지를 향상해야 하며, 투명한 의사결정을 위해 조직 구조를 개편해야 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 활동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종업원들을 교육하고, 투명한 의사결정으로 불평등을 해소하는 등 많은 지출이 뒤따른다. 이것은 기업 측면에서 보면 비용이 아니라 수익을 창출하는 계기가 된다고 본다. 미래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확실한 투자다. 장기적으로 기업이 지속 성장·발전할 기초를 다지는 계기가 되며, 이는 지출이 아니라 투자다.

ESG 경영을 내실화한 기업들은 공급망 거래 조건을 잘 갖추게 돼 주문이 쇄도할 뿐 아니라 평판이 높아져 기업 가치가 증대된다는 사실이다. 친환경 기술을 개발·사업화해 탄소배출을 줄이고,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의 수가 는다. 이러한 수익 창출로 사회공헌지수를 높이고, 소비자들은 간접적으로 환경보호나 구호활동에 동참한다는 자긍심을 가질 기회를 주게 된다는 사실이다.

지구는 아름다운 삶의 터전이 돼야 한다. 이해관계자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공존·공생·동반성장 비즈니스를 가능하게 하는 시장이 돼야 한다. 이러한 행성에 있는 기업은 우선 착해야 한다. 그리고 돈도 잘 벌어야 한다. ESG 문제를 해결하려면 모범생이며 우등생이 돼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ESG는 돈의 흐름을 안고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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