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섭 인천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
신동섭 인천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새만금 잼버리가 당초 계획보다 빠른 지난 11일 폐막식과 함께 막을 내렸다. 이제부터는 ‘유쾌한 잔치’, ‘즐거운 놀이’란 의미의 잼버리 어원과 달리 불편한 시설, 숙박이 어려운 장소에 더해 피할 수 없는 더위로 국제적 망신을 당한 새만금 잼버리의 책임 소재만 남았을 뿐이다.

1천20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 투입, 정상적인 야영이 불가능한 지역에서 유치, 개최가 도래했음에도 여전히 준비조차 완료되지 않은 행사장 여건에 관한 주관 중앙부서와 행사 유치 자치단체인 전북 간의 책임 전가는 국민의 공분을 샀다.

특히 사업 추진 전부터 의문점이 제기됐던 배수 문제에 관한 미흡한 대처와 행사가 종료됐음에도 여전히 집행되지 않은 많은 예산으로 인한 부실한 기반시설은 누군가는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책임 공방은 계속되고 아직 시시비비(是是非非)가 가려지지 않았지만, 국제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책임감 부족과 미흡한 운영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으로 몇 가지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시민들은 매번 발생하는 중앙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뒷수습과 책임론에 이미 지쳤다. 발생한 사태를 남에게 떠넘기려는 자세보다 잘못을 시인하고 앞으로의 행보를 더 분명히 밝혀 주길 바란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하는데 소 잃고 외양간조차 고치려고 하지 않는 모습으로 시민에게 비춰지는 일만은 발생하면 안 된다.

둘째, 중앙과 지방자치단체 예산에 따른 책임 공방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번 국제 행사로 더 크게 부각됐지만, 예산이 적은 사업부터 큰 사업까지 항상 크고 작은 문제를 야기한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 처지에서 잼버리 행사가 누구에게 더 큰 이득을 줄지를 먼저 고민함이 옳다. 

만약 잼버리 행사가 성공으로 끝났다면 전북은 수치를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의 광고·홍보 효과와 새만금 부지에서 더 많은 사업을 원활하게 수행할 발판이 마련됐을 테다. 결국 모든 기회는 전북 스스로가 망친 격이 됐다. 

마지막으로 새만금 잼버리 행사의 가장 큰 문제점은 행사를 유치한 전북을 포함해 모든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지방자치’ 한계와 미숙함을 오점으로 남겼다는 점이다. 

지역에서 개최하는 행사조차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컨트롤하기 어렵다면, 시민들은 지방자치단체 역량에 의구심이 들고, 앞으로의 조사 결과에 부정부패와 행사 외에 예산 낭비 사례가 추가로 적발되면 더 심해질 건 불 보듯 뻔하다. 

결국 참담하게 막을 내린 국제 행사를 K-POP 아이돌이 나서서 구원투수 노릇을 했다. 당초 목적이었던 야영 생활을 통한 다양한 경험 대신 한국 K-POP 아이돌의 무대 경험만을 가지고 각자의 삶으로 복귀했다. 

한편으로는 과정이 어떠한들 결과적으로 유명 아이돌 행사만 멋지게 진행하면 성황리에 끝낸다는 선례까지 남긴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

앞으로 한국에서 다양한 국제행사가 진행될 예정인데 이번엔 외양간을 꼭 고쳐 놓기를 바라며, 만약 이번 사태가 지방자치단체의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로 인해 발생했다면 반드시 근절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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