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7일 백현동 의혹 수사에 대해 "윤석열 정권 무능과 정치 실패를 덮으려는 의도", "없는 죄를 조작해 뒤집어씌우는 국가 폭력"이라고 맹렬하게 비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백현동 의혹 관련 검찰 소환 조사를 받으려고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200자 원고지 13장 분량의 주장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대표는 자신에게 제기된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면서 "민주정치 회복을 위한 제물이 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불안한 나라" "폭력 통치 때문에 두려움과 공포가 만연한 나라", "벼랑 끝 사회", "눈 떠보니 후진국"이라며 정부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위임받은 권한은 국민을 위해서만 사용했고 단 한 푼의 사익도 취한 바가 없다"며 "티끌 만큼의 부정이라도 있었으면 십여 년에 걸친 수백 번의 압수수색과 권력 탄압으로 이미 가루가 돼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말도 안 되는 조작 수사로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면 제 발로 출석해서 심사받겠다"며 "저를 보호하기 위한 국회를 따로 여는 일은 없다"고 했다.

다만 검찰을 향해선 "당당하게 비회기 때 영장을 청구하라"고 말했다.

그는 "비뚤어진 세상을 바로 펴는 일이 이번 생에서 소명이라고 믿는다"며 "굽힘 없이 소명을 다하고 기꺼이 시지프스가 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17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두려움과 조급함에 쫓기는 범죄 혐의자 그 이상 그 이하의 모습도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를 향해 "‘정치검찰’, ‘공작수사’, ‘탄압’을 앵무새처럼 읊었고, 단지 이 대표의 범죄 비리 혐의에 대한 조사인데도 오로지 윤석열 정권 탓이라고 열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자신을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누군가’에 비유하며 ‘국민과 국가에 대한 이바지’를 이야기하는 모습에서는 소름 끼칠 정도의 뻔뻔함과 분노를 느꼈다"고 꼬집었다.

이어 강 대변인은 "사법 리스크로 제1야당이 제대로 된 정책 하나 내놓지 못하는 마당에 자신의 사명이 민생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대목에서는 실소를 금할 길이 없다"며 "야당 대표가 검찰에 들락날락하는 모습이 아니라 정책을 이야기하는 모습을 원한다면 이 대표 스스로 물러나면 해결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 대표가 자신이 처한 상황을 그리스 신화 시지프스에 빗댄 데 대해 "시지프스는 애초에 욕심이 많았고 속이기를 좋아했다. 이 대표와 참으로 닮은 시지프스, 끝없는 죗값을 받았던 그 결말도 같다고 본다"고 악담했다.

박태영 기자 pt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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