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다시 붙여진 금오배수구역 공사를 알리는 안내문.
지난 18일 다시 붙여진 금오배수구역 공사를 알리는 안내문.

의정부시가 합류식 하수관로 지역에 오수관로를 새롭게 만들어 하수 처리를 원활하게 하는 사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주민에게 사업 타당성을 충분히 설명도 하지 않고 정화조 폐쇄 비용을 부담하도록 해 말썽이다.

20일 기호일보 취재 결과, 시는 올해 4분기 관내 하수관로 공사에 국비를 포함해 40억 원을 쓴다. 공사는 가정에서 발생하는 오수를 정화조를 거치지 않고 공공하수관으로 직접 연결해 악취를 줄이고 오수 배출시설을 편리하게 유지·관리하려고 추진한다.

개인 정비시설인 옥내 정화조는 주민이 폐쇄 비용을 내야 한다. 옥내 정화조 폐쇄 비용은 50만∼100만 원으로 공사가 까다로운 구간은 인력을 보충하려고 150만 원까지 개인이 부담한다.

그러나 금오배수구역 공사의 경우 지난 5월 시작한 공사를 알리는 안내문만 각 주택과 거리에 붙였을 뿐 정화조 폐쇄 비용 부담에 대해서는 안내하지 않아 주민들이 반발한다.

이모(60)씨는 "일 때문에 살던 주택은 세를 주고 다른 지역에서 산다. 세입자에게 동네 공사 소식을 들었지만 무슨 공사인지는 몰랐다. 공사를 시작한 지 3개월이 지나고서야 알고 지내던 동네 주민에게 하수공사로 정화조를 폐쇄해야 한다고 들었다. 영문을 몰라 알아보니 폐쇄 비용을 내야 하는 공사였다. 공사 시작 전 알았더라면 업체를 꼼꼼히 알아보고 견적을 받아 비교했을 텐데 갑작스럽게 일을 처리해야 해서 당황스럽다"고 했다.

시는 공사 시작 전 옥내 정화조 폐쇄와 관련해 안내문으로 알렸다고 했고, 지난 18일 공사 구간에 있는 주택에 정화조 폐쇄는 개인 부담이라는 내용을 담은 안내문을 다시 붙였다.

그러나 없어지기 쉬운 안내문 형식이 아니라 펼침막이나 주민 설명회와 같은 방법으로 안내했어야 옳았다고 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시 관계자는 "정부가 환경문제를 해결하려고 정화조를 없애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정한다. 정화조 폐쇄를 강제하진 못하지만 권장한다. 배수설비 공사 시작 앞뒤로 안내문을 여러 번 붙였다. 공사 내용을 알지 못하고 정화조를 폐쇄하지 않은 집은 방문해 안내하겠다"고 했다.

의정부=이은채 기자 chae@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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