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곳과 시간이 다른데도 전교생 모두가 ‘의형제’처럼 지내는 학교가 있어 주목받는다. 바로 안성시 원곡면에 있는 원곡초등학교다.

전교생은 다달이 의남매 활동을 하고, 선후배와 친구 간 관계 맺기로 서로 보살피고 존중하면서 교육활동에 임한다.

학교는 ‘함께 놀며, 함께 꿈꾸며, 함께 성장하는 원곡 교육’이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인성교육을 포함한 교육활동을 제공한다. 

공감과 배려, 회복으로 행복한 공동체로 거듭나도록 노력하는 원곡초를 소개한다.

가정 연계 인성교육 미션으로 언어문화 개선활동 중인 원곡초 학생들.
가정 연계 인성교육 미션으로 언어문화 개선활동 중인 원곡초 학생들.

# 인성교육 실천학교

원곡초는 올해 ‘학부모·학생 참여 인성교육 실천학교’로 선정됐다. 이에 ‘공감·배려·회복으로 행복한 공동체 만들기’라는 주제 아래 세 가지 중점과제를 중심으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첫 번째는 ‘인성친화형 학교 문화 조성’, 두 번째는 ‘기본 인성 함양 교육과정 운영’, 세 번째는 ‘가정 연계 인성교육 강화’다. 

먼저 ‘인성친화형 학교 문화’를 조성하려고 회복하는 생활교육을 기반으로 한 관계 개선 활동을 한다. 학교는 서클 활동, 공동체 놀이, 학급 비전 세우기, 존중하는 약속 만들기를 비롯한 다양한 활동으로 학생 간 따뜻한 관계 형성을 돕고 교실에서 존중하고 배려하는 의식이 확산하도록 노력한다.

또 전교생의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려고 의남매 활동도 한다. 전교생을 의남매로 편성해 나눔과 배려를 몸소 익히도록 하고 학교 적응력을 높이는가 하면, 다양한 협력 놀이로 친밀감을 형성한다.

다달이 하나의 주제를 정해 의남매끼리 토의하고 결과를 나누는 과정에서 학교 문제에 책임감을 갖고 공동체 의식을 발휘하도록 유도한다.

인성친화형 학교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학생자치회 활동도 다양하다. 학생 스스로 준비해 1학년 신입생 입학 100일 축하 행사를 열었고, 스승의날에는 교사들에게 전교생이 직접 손으로 쓴 플래카드를 만들어 전달했다. 학생들은 스스로 퀴즈 문제를 만들고 준비해 다모임 골든벨 행사도 열었다.

학교는 학생들의 참여를 적극 이끌었고, 학교 문제 중 하나인 언어문화를 개선하려고 모든 학생들이 참여하는 다모임에서 학생 의견을 모아 모두가 함께 바른 언어 사용을 실천하도록 했다.

팔용산 숲체험 프로에 참가한 학생들이 산림보호 손팻말을 들었다.
팔용산 숲체험 프로에 참가한 학생들이 산림보호 손팻말을 들었다.

# 특색 있는 인성교육

원곡초는 ‘기본 인성 함양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특색 있는 인성교육 수업을 진행한다. 체육을 활성하려고 놀고 배우는 ‘놀배데이(놀면서 배우는 날)’가 대표 격이다.

놀배데이에는 늦게 등교하는 학생이 없을 정도로 학생들이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했다. 학생들은 일주일에 하루씩 조금 일찍 등교해 운동장과 강당에서 축구·피구·줄넘기·배드민턴을 비롯해 원하는 다양한 운동을 담임교사와 함께한다. 이로써 자존감, 인내력, 협동 같은 다양한 인성 덕목을 길렀다.

또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해 1인 1악기 활동을 한다. 바이올린·칼림바·우쿨렐레 중 한 가지 악기를 선택해 주마다 한 시간씩 동아리 활동을 한다. 이러한 문화예술 교육으로 예술감성을 함양한다. 

‘생명 존중 실천’과 ‘자연과 더불어 살기 위한 환경교육’도 인성교육의 한 가지로 진행한다.

학교는 지리 특성상 팔용산과 통복천으로 둘러싸여 자연스러운 생태교육이 가능하다. 학년별로 ‘꿀벌이 사라졌다’를 주제로 팔용산 생태체험활동을 하고 학급 텃밭도 가꾼다. 최근에는 학생들이 감자를 수확해 가족과 함께 먹었고, 블루베리도 수확해 학생들이 파르페를 만들어 먹는 활동도 했다.

의남매 활동 성과를 공유하는 모습.
의남매 활동 성과를 공유하는 모습.

# 가정과 연계한 인성교육

학교는 인성교육이 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줄곧 이뤄지도록 ‘가정 연계 인성교육’을 강화한다.

학부모 참여를 이끌어 내려고 가정에서 끊임없이 할 만한 ‘월별 가정 연계 미션’을 정해 수행하도록 했다. 6월에는 ‘경어 쓰기’, 7월에는 ‘요리하기’를 주제로 가정 연계 인성교육을 실천했다. 앞으로 ‘보드게임하기’, ‘산책하기’, ‘스마트폰 이별주간’, ‘민속놀이’ 같은 다양한 미션이 기다린다.

학교 사회관계망서비스로 학부모들은 소감을 올려 의견을 나눈다. 한 학부모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가정 인성교육으로 자녀 인성이 바뀌는 모습을 보고 정말 놀랐다"며 "다음 달 미션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 밖에도 학교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공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학부모와 함께하는 학교 행사는 물론 발표회와 체육대회도 진행하고, 가족구성원 모두가 함께하는 봉사활동도 한다.

어린이 정서 회복에 교육 방점

권명숙 교장 미니 인터뷰

"해맑은 아이들, 초록빛이 선명한 천연잔디 운동장, 아이들을 사랑하는 교직원이 알콩달콩 지내는 행복한 학교입니다." 지난해 3월 제24대 원곡초등학교장으로 부임한 권명숙 교장 말이다.

권 교장은 "인성이 능력이 되는 시대에 살게 될 우리 아이들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돕고자 지난해 겨울방학을 이용해 전 교사가 ‘회복하는 생활교육’ 연수를 이수했다"며 "학기 초 생활교육 프로젝트 10차시를 시작으로 따뜻한 학교 만들기에 한마음으로 노력한다"고 했다.

이어 "학생들의 바른 인성을 함양하려고 학년 군 단위의 문화예술 활동(오카리나·우쿨렐레·바이올린·칼림바·연극)을 꾸준히 실천한다"며 "놀이문화를 확산하고 학생 건강을 향상하려고 놀배데이를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또 올해부터 지정받은 ‘학부모·학생 참여 인성교육 실천학교’가 학생들의 인성을 함양하는 데 한몫한다고 전했다.

권 교장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실천하는 월별 인성 미션 과제를 하고, 그 결과를 인성교육 실천학교 클래스에 소감문으로 공유한다"며 "가족 간 유대를 강화하고 화합하도록 유도함으로써 학생들의 정서를 함양하는 데 애쓴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상은 차츰 더 살기 편해진다. 지금 화두는 ‘디지털·인공지능·자동’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정서는 더욱 메말라 간다.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라며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초등교육 현장과 가정교육만큼은 기본이 바로 서는 교육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곡초만의 인성교육 미션을 꾸준히 진행해 인성이 곧 능력이 되는 시대에 학생들을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재로 키우겠다"고 덧붙였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사진 = 원곡초등학교 제공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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