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렛국제병원 소화기내과 정유문 과장
나사렛국제병원 소화기내과 정유문 과장

대장암은 국내 암 발생 사망률 3위로 결장과 직장에 생기는 악성 종양이다. 주로 50대 이후 발생한다고 알려졌지만, 최근 세계적으로 대장암 발생 연령대가 더욱 낮아진다. 실례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7년 15만 3694명이던 환자는 2021년 16만 7905명으로 전체 환자 수는 약 9% 정도 늘었다. 반면, 20대에서 30대 대장암 환자는 같은 기간 3417명에서 4539명으로 약 32.8%가 증가했다.

# 대변으로 의심해 보는 대장암 초기 증상

대장암을 의심할 만한 증상으로는 혈변을 비롯해 대변 굵기가 가늘어지거나 복통, 변비, 설사, 점액변(콧물 같이 끈적한 점액이 묻은 변), 복부 팽만, 복부에서 덩어리가 만져지는 증상이 있다. 여기에 더해 어지럼증, 피로감, 무력감, 체중 감소, 항문 출혈, 잔변감, 배변 시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이 같은 특징을 미리 알고 배변 양상을 점검한다면 대장암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이유 없는 복통, 불쾌한 배변, 혈변이 관찰되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 보면 좋다. 더욱이 혈변, 점액변이 보일 때는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진단 받아야 한다.

# 대장암 예방과 조기 발견에는 정기적 대장내시경 검사 필요

대장은 소화관 말단 부위에 위치한 장기로, 신경이 없어 앞서 언급한 증상들을 제외하고 눈에 띄는 초기 증상이 없다.

이에 따라 암이 진행된 후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 소화기내과 전문의들은 암 예방이나 조기에 발견하려면 증상과 관계없이 5년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권유한다.

현재 국가에서 시행 중인 국가암검진으로 대변 잠혈 반응 검사를 하지만 위음성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 검사 결과만으론 안심하기 어렵다.

더구나 대장암 가족력, 관련 유전변이가 있는 경우라면 꼭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하며, 이전 검사에서 용종 과거력이 있는 경우 권장 주기가 짧아진다.

# 준비 과정이 힘들어 꺼려지는 대장내시경

대장암 환자는 늘지만 대장암 예방이나 조기 발견에 필요한 대장내시경 검사를 꺼리는 이들은 여전히 많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준비 과정이다. 검사 질을 높이고자 장을 깨끗이 비우는 준비 과정이 필요해서다.

검사 3~4일 전부터는 소화되지 않는 씨 있는 과일, 섬유질 잡곡, 채소의 과도한 섭취를 피해야 한다. 그리고 검사 하루 전 저녁은 죽이나 미음을 소량 섭취하고 자정부터는 금식이 필요하다.

검사 일정에 맞춰 처방된 장정결제(관장약)를 안내에 따라 복용해야 하며, 만약 복용 중인 항혈소판제(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나 항응고제가 있다면 의료진과 상담해 검사 전 일정 기간 복용을 중단해야 할지 모른다. 검사 소요시간은 치료 목적으로 시술이 진행되기도 해 환자마다 다르지만 보통 20~30분 정도다.

항문으로 12㎜ 두께의 긴 관을 넣어 검사를 시행하는데, 장관 팽창을 목적으로 주입하는 공기 그리고 구불구불한 장을 밀고 당겨 통증이 발생한다. 이때 힘을 주거나 말을 하게 되면 긴장도가 높아지므로 긴장을 풀고 편안하게 호흡을 유지하는 게 검사 중 불편감을 최소화하는 방법 중 하나다.

# 대장내시경, 힘들지만 중요한 이유

대장내시경은 준비부터 검사까지 힘든 과정을 거치고 시간이나 비용 제한, 검사 후 합병증에 대한 우려로 기피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대장내시경은 소장 말단부터 대장 전체는 물론 항문까지 검사해 염증성 질환, 감염성 질환, 종양성 질환까지 진단 가능하다.

또 대장내시경을 통해 이상이 있는 부위 조직검사나 용종이 발견되는 경우 바로 제거하는 시술, 시술로 인한 출혈 발생 시 지혈도 가능해 치료 목적으로도 시행 가능하다.

이와 함께 검사를 통해 대장암을 발견한다면 조기 치료 시 생존율이 90%를 넘기 때문에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는 꼭 필요하다.

최근에는 구역감이 덜한 알약 등 관장약 개선으로 불편감이 감소했고, 통증을 줄이고자 ‘수면내시경’을 통해 얕은 진정 상태를 유도한 뒤 검사를 진행하는 등 검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함이 많이 개선돼 비교적 편안한 검사가 가능하다.

우리가 삶을 영위하는 데 꼭 필요한 행위 중 하나는 음식물 섭취이며, 대장은 그 음식물 소화나 배출에 중요한 기능을 하는 장기다. 적절한 수분, 식이섬유·유산균 섭취와 규칙적인 식이, 균형 잡힌 식단 등 올바른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주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로 대장 건강을 지켜 가길 바란다.

<나사렛국제병원 소화기내과 정유문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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