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 승지로 22번길 여성안심귀갓길에 설치한 비상벨이 무성하게 자란 나무에 가려 제구실을 하지 못한다.
의정부시 승지로 22번길 여성안심귀갓길에 설치한 비상벨이 무성하게 자란 나무에 가려 제구실을 하지 못한다.

최근 묻지 마 범죄가 잇따르는 가운데 의정부시가 조성한 여성안심귀갓길<기호일보 2022년 11월 21일자 5면 보도> 시설물 운영이 여전히 부실하다.

기호일보는 지난 21일 오후 3시부터 의정부시 여성안심귀갓길 10곳을 모두 살폈다. 여성안심귀갓길은 대부분 치안을 염려해 주택가 골목에 조성했다.

하지만 응급 상황에 도움을 요청하라고 설치한 비상벨 앞에 차를 대거나 폐의류함이 있어 벨을 누르기가 여의치 않았다. 또 비상벨 빨간불은 깜빡이지만 외관이 망가진 채 비스듬하게 고정했거나 절연테이프로 붙인 비상벨도 눈에 띄었다.

심지어 승지로22번길 여성안심귀갓길에 설치한 사계어린이공원 근처 비상벨은 무성하게 자란 나무가 가려 찾기 힘들었고, 나무를 손으로 치워도 닿기 어려웠다.

여성안심귀갓길뿐만 아니라 관내 공원에 설치한 일부 비상벨 위치도 엉망이다.

금오동 꽃동네어린이공원 비상벨은 낮게 심은 나무를 넘어가서 누르도록 설치했다. 낙양동 곤제근린공원 주변은 식물 줄기가 자라 비상벨을 감싼 데다 거미줄까지 친 상태다.

현행 도시공원법은 도시공원을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장은 범죄 또는 안전사고 발생을 우려하는 주요 지점에 폐쇄회로(CC)TV와 비상벨을 설치하고 관리하도록 규정한다. 더욱이 설치와 관리는 해마다 주민과 관할 경찰청장 또는 서장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시는 2015년부터 방범 비상벨 1개에 약 100만 원을 들여 관내 공원 위주로 206개를 설치해 경찰과 함께 운영한다.

손모(26·여)씨는 "칼부림 사건 뒤 살인 예고 글이 올라오고, 관악구 등산로 사건과 같은 범죄가 일어나면서 집 앞 공원 산책도 여간 마음이 쓰이지 않는다. 위급 상황에 제구실을 하도록 비상벨과 주변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비상벨을 누르면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하도록 연결하기 때문에 현장을 확인하려고 CCTV가 있는 곳에 설치한다. 현재 민원이 들어온 곳은 빠르게 보수하고, 하반기 녹지과를 비롯한 관련 부서와 협업해 관리에 힘쓰겠다"고 했다.

의정부=이은채 기자 chae@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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