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 R2블록 전경 /사진 = 연합뉴스
인천 송도 R2블록 전경 /사진 = 연합뉴스

인천 송도국제도시(8공구) 상업용지(R2블록)와 국제업무용지(B1·B2블록) 3개 필지를 대상으로 한 제안공모 방식의 통합개발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23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송도 8공구 R2·B1·B2블록(총 21만㎡)에서 제안공모 방식으로 추진할 예정이던 ‘K-POP Content City’ 조성사업을 백지 상태로 돌렸다.

인천경제청은 보도자료에서 "해당 사업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열어 제안공모 방식의 사업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해 투명하고 공정한 제안공모 추진 의지를 수차례 내비쳤지만 세간의 의혹 제기가 끊이지 않는 데다, 주민 갈등도 해결되지 않아 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했다. 더구나 인천경제청은 해당 부지에 투자 의향을 표명한 잠재하는 투자 기업이 계속 언론에 노출돼 원활한 사업 진행이 힘들다고 판단했다.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해당 사업 제안공모 방식을 명확히 했는데도 마치 제안사와 ‘짜고 친다’는 식의 터무니없는 헛소문만 항간에 계속 나돌아 더 이상 사업 진행이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내부 간부회의를 거쳐 의견을 수렴한 뒤 이같이 결정했다"고 전했다.

사업을 제안한 케이씨컨텐츠 관계자도 "인천경제청에서 사업 철회와 관련한 내용을 전해 들었다"며 "다소 당황스럽지만 현재로서는 사업이 힘들다고 여겨 추이를 지켜본 뒤 대안을 마련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번 논란은 6월 30일께 케이씨컨텐츠에서 사업제안서(LOI)를 받은 인천경제청이 R2블록(15만8천905㎡) 소유주인 인천도시공사(iH)에 해당 터를 수의계약으로 매각이 가능한지 묻는 공문을 보내면서 싹텄다. 논란이 일자 김진용 청장은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을 열어 제안공모 방식으로 송도 8공구 안 R2·B1(3만2천89㎡)·B2(1만9천194㎡)블록에 K-POP 시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특정 기업에게 유리하지 않느냐"는 점 때문에 공정성 논란이 일었다.

이날 인천경제청의 사업 철회 선언으로 R2블록 개발은 2013년 12월 공시지가 2천939억 원에 시 일반회계로 이관한 뒤 iH에 현물출자한 토지로 되돌아갔다.

R2블록은 그간 우여곡절이 많았다. 시 현물출자 때 용적률 500%였던 R2블록은 2016년 12월 용적률이 800%로 올랐다가 2020년 4월 600%로 내렸다.

2019년 2월 지역주민들의 오피스텔 5천 실 개발 거부 시민청원으로 인천경제청에서 R2블록 복합개발과 매각 관련 유관기관 회의를 열어 용적률을 800%에서 600%로 줄였다.

이후 iH는 주민 의견을 수렴해 R2블록에 학교시설과 3천500가구 규모 주상복합아파트(100층 이상), 오피스텔 1천 실 규모 복합개발을 위한 타당성 용역을 추진했으나 중단했다.

iH는 2021년 4월부터 ‘K-POP City’ 조성을 포함해 R2블록 사업을 다양하게 하려고 그간 토지 매각은 생각지도 않았다. 현행 지구단위계획상 R2블록은 오피스텔이 9천 실에서 1만2천 실까지 가능하고, B1·B2블록도 2천 실에서 3천 실까지 들어설 만한 규모다.

인치동 기자 airin@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