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폭력 (PG). /사진 = 연합뉴스
언어 폭력 (PG). /사진 = 연합뉴스

양평교육지원청 소속 A팀장이 수년간 동료 여직원 B씨를 상대로 성회롱을 일삼았다는 의혹<기호일보 7월 3일자 5면 보도>이 제기된 가운데 이번에는 간부들이 관사에 모여 카드게임을 하다 퇴근한 여직원에게 술 심부름과 운전을 시킨 정황이 드러났다.

24일 기호일보 취재 결과, A팀장은 지난 2021년 6월 1일 오후 9시가 넘어 퇴근한 여직원 B씨에게 수 차례 전화를 걸어 "지금 관사에서 술을 마시는 중인데 술이 떨어졌으니 술을 사가지고 와라"고 강요했다.

B씨가 운동 중이라며 어렵다고 했는데도 A씨는 "팀장이 연락을 했는데 간 크게 거절하냐, 저 멀리 오지로 발령 나고 싶냐"며 윽박질렀다. 더구나 이 자리에는 A팀장과 C팀장을 포함해 교육청 간부들이 돈을 걸고 카드게임을 하며 술을 마시는 상황이었다.

결국 B씨는 개인카드로 술과 안주를 산 뒤 단순히 전달만 하고 자녀를 돌봐야 한다며 수 차례 집에 가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하지만 A팀장은 "팀장을 여기에 두고 가는 상황이 말이 되느냐, 집에 태워다 주고 가야지"라고 해 B씨는 카드게임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차로 집까지 데려다 준 뒤 자정이 넘어서야 귀가했다.

이처럼 A팀장은 여직원 성희롱과 위계에 의한 갑질 논란의 중심에 섰지만, 지난달 교육지원청은 일선 학교로 전보 인사를 하는 선에서 그쳤다. 이 때문에 교육지원청이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재 B씨는 극단 선택을 시도할 만큼 건강상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황으로, 공황장애·우울증·대인기피증이 발병해 치료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B씨는 "A팀장은 조직에서 중요한 직위에 있어 사실상 실세처럼 군림했다. 관사 술 심부름을 시킨 당일에도 운동복 차림인 저를 보고 남자 씨름선수 같다는 따위의 불편한 말을 서슴지 않고 해 상처를 받았다. 또 여직원 외모나 직원 사생활에 대해 수시로 거론해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A팀장이 외려 자신이 성희롱 피해자라고 주장한 부분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정식 조사를 의뢰한 상황이다. 나중에 조사 결과가 나오면 진실은 드러난다"고 했다.

A팀장은 "오히려 내가 피해자다. B씨가 수위 높은 발언을 하며 마치 실수를 유도하는 듯했다"며 "(교육지원청에) B씨를 상대로 성희롱 피해에 대한 집중 조사를 요청해 성희롱 피해 사실을 확인했다. 혼자 관사에서 생활하는 부서장과 술을 마신 일은 있지만 카드게임을 하거나 술을 사오라고 시킨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양평=안유신 기자 ay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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