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 경기도 우수 여성기업으로 선정한 ㈜엔에스티바이오는 미국·중국·캐나다·타이완·인도를 포함해 10개국에 발효 노니 건강 음료를 수출하는 ‘미생물 발효 전문 기술 혁신형 벤처기업’이다.

몸에 유산균과 같은 유익균을 이용해 곡물·과채류·약재를 발효해 유익한 성분을 증가하고, 맛·향·식감 같은 관능을 개선한 건강식품과 건강기능식품을 연구개발 또는 제조하는 기술 기반 기업을 ‘미생물 발효 전문 기술 혁신형 벤처기업’이라고 통칭한다.

예컨대 거친 잡곡을 그대로 먹으면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 그러나 유산균을 활용해 발효한 잡곡은 과피를 잘게 분해해 소화도 잘 되고 영양 흡수도 좋은데, 단순한 잡곡이 일련의 과정을 거쳐 프리미엄 잡곡으로 거듭나게 한다.

㈜엔에스티바이오는 미생물 독자 기술로 국내는 물론 미주와 유럽이 인정하는 프리미엄 건강음료기업으로 자리잡아 가는 중이다.

엔에스티바이오 회사 전경.
엔에스티바이오 회사 전경.

# 전 세계 발효 건강식품 판매 1위 도전

㈜엔에스티바이오는 유럽에서 노벨 푸드로 인정받는 노니를 활용한 건강음료가 주력 상품이다.

노니는 200여 가지 파이토케미컬을 가진 열대 과일로, 열매의 독특한 특성과 고약한 풍미 때문에 건강음료로 개발이 쉽지 않다. 이 점을 개선하려고 ㈜엔에스티바이오는 발효와 숙성 기술을 활용해 독자 발효 노니 음료 제조 방법을 개발하고 원료 표준까지 성공했다.

이렇게 개발한 발효 노니는 다년간 산학협력 R&D로 여러 가지 효능 연구까지 진행해 기능성을 입증하고 국내 특허등록 13건, 국내 출원 15건, 해외 특허출원 12건, SCI급 논문 게재 6건, 국내 학술지 발표 3건을 포함해 다수 지적재산권 확보와 연구 성과를 거뒀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엔에스티바이오는 2019년부터 3년간 글로벌 소재 개발을 위한 정부의 ‘빅3 바이오헬스 분야 지원기업’에 선정됐다.

또 최근 2년간 미국·중국·캐나다·타이완·싱가포르·말레이시아·홍콩·콜롬비아·호주·인도 10개국에 2천만 달러 이상 수출해 ‘수출의 탑’ 수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수출유공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 식품대상 특허청장상을 수상했다.

더구나 세계시장을 확대하려고 송도 바이오단지 안 기업부설연구소에 인력과 인프라를 확충해 현재 발효 노니를 이용한 5건의 개별 인정형 원료를 개발 중이고, 미국 그라스 인증까지 앞뒀다.

# 발효 음료에서 이너뷰티 영역까지 넘본다

㈜엔에스티바이오 주력 상품이자 지금 회사를 만든 제품은 노니 발효 음료다. 노니는 원산지가 환초로 가득한 태평양지역으로, 강렬한 향취 탓에 일상 식품으로는 쓰지 않는다. 두리안보다 심한 냄새와 맛 때문에 현지 원주민들조차 평소에는 노니를 거들떠보지 않는다. 기근이 닥쳐 노니 말고 먹을거리가 남지 않았을 때나 먹는 최후 수단으로 인식했다. 작물보다는 비상식량에 가까운 처지였다.

그러나 노니는 혈관 안 염증을 막는 파이토케미컬 성분이 많아 항염 효능이 탁월하다고 알려졌다. 또 노니 열매와 뿌리에 있는 강력한 항산화 물질 담나칸탈은 암세포 생성과 증식 억제에 중요한 구실을 한다.

이 같은 효능을 알던 ㈜엔에스티바이오는 안정감 있는 원료를 확보하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인도네시아 현지를 수차례 방문해 원료기지를 구축하고 들여와 노니 발효 음료를 생산해 90% 이상 해외 역수출에 성공했다.

㈜엔에스티바이오는 노니 발효 음료 개발에서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건강차, 의약외품(치약), 화장품, 펫푸드, 발효 홍삼, 발효 원료를 가미한 이너뷰티 제품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중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강소기업 1천+기업으로 선정됐고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FSSC 22000(글로벌 식품안전 경영시스템) ▶ISO 9001(품질경영시스템) ▶유기가공식품인증 ▶할랄인증 ▶미국식품의약국(FDA) 공장 등록 ▶식품안전예방관리전문가(PCQI) 들 최고 품질관리 인증을 확보했다.

엔에스티바이오 주력 상품들.
엔에스티바이오 주력 상품들.

# 직원들과 함께 수출 5천만 달러 도약 시동

중소기업은 늘 대기업에 견줘 인재를 채용하고 붙잡는 일이 쉽지 않다. 제조 현장이라면 그 정도가 더 심하다. 더욱이 초고령사회가 되면서 중소 제조기업 인력난은 더욱 심각해지는 상태다. 

그러나 이 같은 어려움에도 ㈜엔에스티바이오가 연수입 200억 원을 달성하는 배경에는 자기 일처럼 일하는 직원들의 노력이 뒷받침됐다. 전 직원 55%가 여성으로, 일에 대한 열정과 도전정신, 학습 능력, 창의력이 남성 직원 못지않고,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끈기까지 더해지면서 회사 성장을 이끈다.

더불어 회사는 중소기업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고 직원과 동반성장하려고 ▶석·박사 과정 학비 지원 ▶근무시간 중 학업 지원 ▶외국어 학습 지원 ▶성과공유제 ▶반반차제를 시행하면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직원들의 전문지식과 기술이 눈에 띌 정도로 향상했고, 이에 따른 경영진과 직원들의 만족도 제고는 글로벌 네트워크사와 협력해 국가별 취향에 맞는 ‘K-푸드 발효 음료’를 탄생시켜 경기도 우수 여성기업으로 거듭나게 한 원동력이 됐다.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엔에스티바이오는 최근 ‘제2회 여성기업 주간 개막식’에서 모범 여성기업인으로 대통령 표창도 받았다.

새로운 시대에 대비해 ㈜엔에스티바이오는 발효 노니를 활용한 다기능 개별 인정형 건강기능식품을 개발 중이다. 연구가 상당히 성과를 내면서 2∼3년 안에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체로 도약이 예상된다.

내년부터는 해외시장을 넓히기 위한 박람회 참여, 바이어 매칭사업, 해외지사 설립에 나설 예정이며 2025년부터 충북 음성에 건강기능식품 제조를 위한 GMP공장 증축도 예고했다.

# 박은영 대표이사 인터뷰

25년간 보험과 금융계에서 일하면서 지점장까지 역임하고 명예퇴직한 박은영 대표이사.

퇴직한 뒤 동창과 함께 미생물 발효 기술 관련 회사를 창업했다. 그러나 동업자가 사업 참여 중단을 결정하면서 박 대표가 전부 떠안게 됐다. 

홀로 서기에 나선 박 대표는 유사 업체를 따라다니며 벤치마킹하고, 각종 논문 자료를 구해 단계별 기술을 개발하는 데 몰두했다. 그는 품질과 관련한 모든 인증을 받으려고 노력했다. 거듭된 연구개발 노력으로 노니 발효 주스, 파우더, 액상차와 침출차 개발에 성공했고 현재는 유망 중소기업으로 입지를 다졌다.

주력 상품 원료인 노니 열매 신선도를 높이려고 현지에서 수확해 씻은 뒤 급속냉동해 들여온다. 국내에서 제조할 때 여과한 뒤 초고온 순간 살균, 저온 진공 농축, 저온 건조 같은 공법을 사용해 영양 손실까지 최소로 줄여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박 대표는 "회사를 경영하다 우연하게 노니의 뛰어난 효능을 알게 됐고, ‘노니 주스를 한국에서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왔다"며 "하와이, 베트남을 비롯해 (노니) 열매가 자라는 곳을 무작정 다녔다. 그러다 인도네시아 자바섬에 좋은 원료가 나온다는 소리를 듣고 곧바로 날아갔다"고 했다.

원산지는 찾았지만 더 큰 문제가 도사렸다.

박 대표는 "자바섬에서 좋은 원료를 찾았지만 보관과 운반이라는 문제에 봉착했고, 냄새가 고약해 효능 연구를 받아주는 곳도 없었다"며 "그 당시 신선도를 유지하려고 현지에서 수확해 씻은 뒤 급속냉동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온 직원이 달라붙어 노니 발효 주스를 제조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현재까지 기업이 성장하는 데 직원들의 공로가 컸다며 미안함을 전했다.

박 대표는 "회사가 순탄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배경에는 직원들이 있었다"며 "회사는 직원들과 동반성장한다. 그렇기에 사내·외 업무 관련 교육에 대해서는 모든 학비를 지원한다"고 했다.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박 대표는 "창업은 가장 매력 있는 일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굳은 결심이 필요하다"며 "창업의 길은 꽃길이 아닌 가시밭길이다. 이 길을 건너려면 고통을 인내할 결심을 먼저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무엇보다 안전하고 좋은 제품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지만, 재정·유통·경영 관리·근로 분야에서 전문지식이 필요하다. 경영자는 늘 공부해야 한다"며 "주위를 둘러보면 공공기관 도움도 받을 여지가 있다. 이를 적극 활용하면 실패를 줄이게 된다"고 덧붙였다.

  박건 기자 gun@kihoilbo.co.kr

사진=<엔에스티바이오 제공>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