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오후 2시께 인천 연안부두 종합어시장에서 건어물을 사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었다.
지난 25일 오후 2시께 인천 연안부두 종합어시장에서 건어물을 사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었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뒤 소비자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인천지역 어시장 상인들의 희비가 엇갈린다. 건어물과 젓갈류를 비롯한 일부 수산물은 판매가 급증한 반면 생물을 파는 상인들은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25일 오후 2시께 찾은 연안부두 어시장에는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이전에 만든 건어물과 젓갈류를 사려는 소비자 발길이 이어졌다. 건어물류가 주로 모인 상가에는 사재기를 하려는 이용객들로 북적였다. 이들 중 상당수는 중국인들로, 새우나 멸치를 비롯한 말린 어패류를 대량으로 샀다.

건어물 상인 김모(65)씨는 "멸치·다시마와 같이 보관 기간이 긴 어패류를 많이 찾고, 대량으로 몇 상자씩 사 가기도 한다"며 "멀리서 택배로 주문하는 분들도 많고 중국인들도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오염수 방류 이후 온라인과 대형마트에서 집계한 수산물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40%가량 증가했다. 더구나 저장 기간이 긴 멸치나 황태를 비롯한 건어물은 130%, 해조류는 100% 늘었다.

반면 활어를 파는 상인들은 직격탄을 맞아 텅 빈 매대를 지켜야만 했다.

인천 대표 수산물인 꽃게가 금어기를 마치고 본격 출하했지만 생물 판매대에는 이용객 방문 자체가 드문 지경이다. 간혹 들르는 이용객들은 방류 둘째 날인데도 안전한지부터 물어보기 일쑤다.

활어 상인 박모(54)씨는 "오는 손님마다 앞으로 수산물은 무서워서 못 먹겠다고 말하는데, 어떻게 장사를 해야 하나 앞이 캄캄하다"며 "어시장은 활어 회를 뜨러 오는 손님들이 많아야 건어물 쪽도 장사가 잘 되는데, 활어 쪽이 아예 전멸이라 상인들 불안감이 상당히 크다"고 토로했다.

인천시에서 유통하는 수산물은 현재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주기로 방사능 오염 지표인 오드(131I)나 세슘(134Cs, 137Cs)검사를 진행 중이고, 검사 결과는 각 구 홈페이지와 시장에 게시한다.

수산물현장검사소 관계자는 "그동안 주 단위로 검사를 진행했지만 앞으로는 방사능 검사와 수거 횟수를 늘려 매일 검사 체계로 전환하려는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손민영 기자 sm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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