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설희  순천향대 부천병원 피부과 교수
이설희 순천향대 부천병원 피부과 교수

햇빛에 자주 노출되면 자외선으로 인해 피부에 이상이 생기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검버섯, 사마귀, 점, 피부염으로 오인하는 게 ‘피부암’이다.

피부암은 눈에 보이기 때문에 발견하기 쉬울 듯싶지만 초기에는 일반 피부염과 비슷해 많은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겨 진단이 늦어진다.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면 피부에 큰 흉터가 생기거나 눈·코·입 등 기능적으로 중요한 장기에 발생 해서 기능적 문제를 유발한다. 대부분 피부암의 경우 수술적 요법으로 적절히 치료되지만, 진행된 피부암 혹은 특정한 피부암은 환자 생명에 지장을 주는 치명적 질환이다.

피부에 발생하는 악성종양 피부암은 기저세포암, 편평세포암, 악성흑색종, 혈관육종, 머켈세포암, 유방외 파젯병 들이 있다. 

국내에서 가장 흔한 피부암은 기저세포암, 편평세포암, 악성흑색종이다. 피부암은 손발톱을 포함한 전신 피부에 발생하나 기저세포암과 편평세포암은 주로 안면부에 발생하며, 동양인에서 발생하는 악성흑색종은 주로 손발톱, 발바닥에 생긴다.

주요 원인은 자외선 노출이다. 오랫동안 햇빛에 노출된 경험이 있거나 간헐적으로 짧지만 과다하게 햇빛에 노출된 경우도 원인이 된다. 그 밖에 가족력, 유전자 돌연변이, 고령, 하얀 피부, 발암물질 노출, 전구암 병변 동반 같은 원인이 있다.

조기 발견을 위해 피부암 주요 증상을 알아 두면 좋다. ▶피부 병변이 갑자기 커지는 경우 ▶쉽게 출혈이 일어나고 색이 균일하지 않게 변하며 모양이 비대칭일 경우 ▶지속 치료를 했는데도 기존 피부질환이 잘 낫지 않거나 재발하는 경우 ▶손·발바닥에 검은 점 혹은 손발톱에 검은 세로줄이 생긴 경우 따위다.

피부암을 정확하게 진단하려면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국소마취 후 3~4㎜의 둥근 펀치 형태 칼로 피부조직을 미세하게 절제해 현미경 검사를 시행한다. 진단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피부확대경을 통해 양성종양과 악성종양을 감별한다.

주된 치료 방법은 수술적 치료다. 전이와 국소 침윤 정도에 따라 방사선치료, 항암치료가 필요하다. 편평세포암은 침윤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냉동치료를 시행하기도 하며, 머켈세포암이나 혈관육종 같은 특정암의 경우 방사선치료가 중요하다. 

수술적 치료로는 ‘광역절제술’과 ‘모즈미세도식수술(Mohs Micrographic Surgery)’을 시행할 수 있다. 모즈미세도식수술이란 종양 경계를 중심으로 최소한의 조직을 제거하고, 제거된 조직의 모든 경계부를 현미경으로 관찰해 남은 종양세포가 있는지 확인 후 봉합하는 수술법이다. 

피부암은 얼굴에 잘 생기므로 수술 후 발생하는 흉터가 환자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모즈미세도식수술은 다른 수술법에 비해 국소 재발률이 낮고,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존해 미용적·기능적 만족도가 높은 수술법이다.

피부암을 예방하려면 가장 흔한 원인인 과도한 자외선 노출을 피하는 것이 좋다. 3시간 이상 야외 활동을 할 경우 자외선 차단제를 충분히 바르고, 최소 1시간 간격으로 덧발라 줘야 한다.

피부암은 조기 진단받고 치료하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노화로 인한 검버섯, 피부염으로 오인해 대수롭지 않게 여겨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피부암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므로 평소 피부를 자주 관찰하는 습관을 통해 ‘피부에 이상한 것이 생겼다’는 생각이 든다면 즉시 병원에 내원해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길 권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피부과 이설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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