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곡 '내고향으로 마차는 간다'를 부르는 고인[KTV 만물상 유튜브 캡처]
히트곡 '내고향으로 마차는 간다'를 부르는 고인[KTV 만물상 유튜브 캡처]

지난달 19일 향년 96세로 세상을 떠난 원로가수 명국환(明國煥)씨가 직계 가족이 없어 2주만에 뒤늦게 장례를 치른다.

대한가수협회(회장 이자연) 관계자는 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고인이) 거주지 지자체가 운영하는 요양병원에서 돌아가셨는데 직계 가족이 없다 보니 무연고자인줄 알고 연락을 못 했다고 하더라"라며 "이분이 가수라는 걸 알고 가수협회로 연락이 와서 뒤늦게나마 장례를 치르게 됐다. 상주 역할은 대한가수협회가 맡기로 했다"고 말했다.

가수협회측은 그동안 고인이 한국전쟁에 참전한 국가유공자라는 점을 고려해 국립괴산호국원에 안장하기 위해 절차를 밟아왔다고 설명했다.

가수협회는 3일 오전 10시부터 경기도 부천시 송내동 휴앤유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고인의 빈소를 마련할 예정이다. 발인은 4일 오전 5시30분.

고인은 1927년 1월9일 황해도 연백군 연안읍에서 태어났다. 가수협회에 따르면 고인이 생전에 "사실은 1933년생"이라고 한 적도 있다지만, 확실하지 않다. 10대 시절 연안극장 콩쿠르대회에서 3등 입상했고, 한국전쟁 중 월남해서 참전했다.

전역 후 1954년에는 이미 라디오에 나와 노래를 불렀고, 레코드회사 전속 가수 등으로 활약했다. '방랑시인 김삿갓', '백마야 울지마라', '아리조나 카우보이', '내고향으로 마차는 간다' 등을 잇달아 히트시키며 1950년대 전성기를 누렸다. 1976년에는 원로가수 친목 모임인 동심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2005년 제39회 가수의 날 공로상, 2014년 제5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지난해말 MBN '특종세상'을 통해 반지하 단칸방에서 기초생활수급자로 혼자 사는 근황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샀다. 가수협회는 이 때부터 고인을 찾아가 기부금을 전달하고 연락을 취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