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대림대 교수
김필수 대림대 교수

최근 두 달간 국내에서 가장 이슈가 됐던 부분은 아마도 세계 잼버리대회와 LK-99라는 상온·상압 초전도체 진위 여부일 테다. 특히 후자는 세계 역사상 가장 큰 관심으로 세상을 바꿀 폭발력 등 차원을 달리한다고 해 더욱 이슈화됐다. 이 상온 초전도체는 진위 여부를 떠나 오랜만에 전 세계 과학계를 뒤흔드는 요소로 등장했다. 

상온·상압 초전도체는 꿈같은 이야기다. 초전도 현상은 이미 100여 년 전 존재가 확인됐지만 아직도 큰 진전이 없고, 상온이나 상압에서의 초전도체는 꿈같은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초전도 현상은 일반 구리 같은 전도체의 온도를 점차 낮춰 영하 273℃가 됐을 때 전기저항이 0으로 변하는 현상이다. 즉, 절대온도 0℃가 되면 저항이 0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저항이 0으로 되면 전기전도도는 100이 되는 만큼 손실이 전혀 발생하지 않아 송전선이나 각종 부품 따위 도전체에서 발생하는 열이 없어지는 만큼 생활 근본이 바뀌는 혁명적인 특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낮은 온도를 유지하면서 얻는 전기적 이점보다 유지하는 데 소요되는 전기에너지가 더욱 커 과학계에서는 좀 더 높은 온도에서 작동하는 초전도체를 개발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상온·상압 초전도체가 개발된다면 수백㎞ 떨어진 송전선 손실이 전혀 발생하지 않고, 전기전자장치에서 사용하는 각종 전선이나 모터 등의 과열에 따른 화재 발생 빈도가 크게 떨어짐은 물론 의학용 장비 등 세상의 모든 것이 변할 것이다. 자동차는 화재 등 고장 빈도가 크게 줄고, 부품 크기나 중량도 크게 낮아지면서 전체 무게는 줄고 연비는 상대적으로 늘며, 전기차는 모터 크기와 무게는 줄면서 출력은 커지고 화재 빈도 등 사고도 줄며, 배터리의 열적 부분도 크게 줄어드는 등 장점을 거론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많다. 이동수단이 이 정도면 일상생활에서의 변화는 말할 필요가 없다.

자동차 수명도 늘고 고장이 낮아져서 유지비도 줄며, 연비는 크게 늘어 가계 부담도 크게 줄어들 것이다. 심지어 전기차 화재 원인인 배터리의 열적 특성이 낮아짐은 물론이고, 심지어 중국에서 전략물자로 악용하는 희토류 물질도 사용을 줄이면서 모터 특성은 낮아지지 않는 모터 개발도 가능하다. 

필자는 최근 자동차 시스템과 정책 등 다양한 부분에 종사하나 근본적으로 전기전자제어가 전공인 만큼 이전에는 초전도체나 부도체 등 다양한 전기적 특성을 지닌 물체와 자성체의 응용 연계성을 많이 연구했다. 당연히 전기차나 수소차 같은 미래 모빌리티 연구는 전기전자제어가 기본인 만큼 더욱 관심의 대상이다. 근본적으로 이에 대한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최근 LK-99에 대한 관심이 크고, 글로벌 과학계에서 진행하는 검증에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최근 검증 흐름은 해외에서는 부정적 시각이 대부분이다. 각종 권위 있는 검증기관 사례가 아주 부정적으로 나온다. 그러나 국내를 비롯한 일각에서는 이 물질이 초전도체 특성은 아직 확인 못했지만 구리 등 합성하는 과정에서 초결정체 발생 정도에 따라 초전도체, 강자성체·부도체의 다양한 물질로 변하는 카멜레온 특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제조 과정에서 제대로만 제조한다면 얼마든지 초전도체 특성을 강조할 수 있다고도 언급한다. 물론 상황에 따라 전기저항 0의 구현이나 마이스너 효과도 생각할 수 있다.

오랜만에 글로벌 관심을 이끈 LK-99가 가져온 부분은 간과할 수 없다. 분명한 건 아직은 검증이 덜 됐으나 이 물질이 초전도체 구현에 동기부여를 준다는 점이다. 그 중심에 대한민국이 있다는 사실은 더욱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 이번 기회를 단순한 해프닝으로 볼 수도 있지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는 데 기여했으면 한다. 부정 평가보다는 긍정 평가하는 자세와 힘을 북돋아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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