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최영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복통(주로 배꼽 주위 또는 하복부)이나 복부 팽만감, 복부 불편감 같은 불쾌한 소화기 증상이 반복되며 설사 또는 변비 따위 배변 장애가 나타나는 만성질환이다. 

다행히 기능적 장애일 뿐 대장암 같은 악성 질환과는 관련이 없다고 알려졌지만 상당히 불편하다. 대장내시경이나 엑스선(X-ray), 복부 전산화단층촬영(CT)으로 확인되는 특정 질환 역시 없다.

국내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는 연간 150만 명 안팎으로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지난해 국내에서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141만4천648명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160만 명을 넘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복통 등 증상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지만 배변 후에는 호전되는 특징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대표 증상은 복통…빈혈·혈변·체중 감소 동반 시 타 질환 의심=과민성 대장증후군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감염이나 약물, 음식에 의해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감염성 장염이나 허혈성 장염을 앓은 후 생기기도 하고, 특정 음식에 의한 자극으로 내장감각 과민성, 장관 운동 이상, 중추신경계 조절 이상이 나타나 발생하기도 한다.

20~30대에 흔하고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많다고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어느 연령대에서나 발생한다.

가장 흔한 증상은 복통이다. 밤에 자다가 깰 정도로 심한 통증은 없지만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복통은 몇 달간 지속되고 설사나 변비 등 배변 습관 변화를 동반하기도 한다. 이때 복통은 설사나 변비 등 배변 활동과 관련된 경우가 많고, 복부 팽만감이 종종 동반된다. 최소 6개월 전 시작된 복통이 지난 3개월 동안 주 1차례 이상 반복되면 의심해 봐야 한다. 

이 밖에 빈혈이 생기거나, 혈변을 보거나, 체중이 크게 감소하는 경고 증상이 생기면 다른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식이습관 변경하고 신체활동 늘리면 증상 개선에 도움=증상을 개선하려면 먼저 식이습관을 변경해야 한다. 

고지방 식이와 유제품, 기름에 튀긴 음식, 가스가 많이 생기는 포드맵(FODMAP) 식이, 밀가루 음식, 술, 담배, 카페인은 증상을 악화시킨다.

포드맵은 장에서 발효되기 쉬운 당류로, 포드맵처럼 입자가 작은 당류들은 소장에서 완전히 흡수가 안 되고 대장에서 분해되는데 이때 가스가 많이 생긴다. 콩이나 마늘, 양배추, 식빵, 우유, 사과, 인공감미료가 포함된다. 반대로 쌀이나 토마토, 바나나, 오렌지, 유당 제거 우유 등 저포드맵 식이(low-FODMAP diet)는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유산균 제품도 복통이나 변비, 설사에 유용하다고 알려졌다.

생활 습관을 바꾸면 도움이 된다. 신체 활동량을 늘리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단기적으로는 증상 개선, 장기적으로는 삶의 질 저하나 만성 피로감 같은 심리적 증상 회복이 가능하다.

과로나 과도한 스트레스는 질병의 경과를 악화시킬지 모른다. 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

식사는 규칙적인 시간에 거르지 않는 편이 좋고, 급하게 식사하는 경우 복부 팽만감이나 소화불량 증상을 유발할지 모르니 주의해야 한다.

식생활이나 생활 습관 변경만으로 증상 조절이 잘 되지 않는다면 약물치료를 하게 되는데, 특히 설사나 변비가 동반된 경우 약물치료가 크게 도움이 된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최영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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