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철 한국폴리텍대학 화성캠퍼스 교수
임병철 한국폴리텍대학 화성캠퍼스 교수

정부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7곳,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5곳을 추가 지정하고 국가첨단전략산업 특성화대학 8곳을 선정해 많은 예산을 지원하고 뒷받침한다는 게 최근 핫뉴스다. 뿌리산업은 모든 제조업의 근간이다. 소재·부품·장비산업은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뿌리이자 4차 산업혁명 기술 경쟁력의 핵심 요소다. 

우리 경제의 안정적 성장뿐 아니라 국가안보 차원에서도 소재·부품·장비산업의 경쟁력 강화는 필수다. 하지만 일할 사람이 문제다. 위험하고 힘든 근로조건으로 인해 제조업 근간이 되는 뿌리산업을 비롯해 자동차, 조선, 기계 등 전통 주력산업도 이미 젊은이들이 기피하는 일자리로 낙인찍힌 지 오래다. 고질적인 인력난에 개발도상국의 저가 공세,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녹록지 않은 경제 상황까지 더해지니 대부분 산업군에서도 비슷한 실정이겠지만, 특히 중소기업을 포함한 소규모 사업장은 생사 기로에 놓였다. 대표 3D 분야로 인식돼 현장 인력을 구하지 못하고 문을 닫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본다.

정부는 인력난 해결을 위해 구인난 원인과 산업별 특성에 맞춰 일자리 질 개선, 수요공급 매칭 지원까지 다각적 관점에서 핵심 과제를 발굴하겠다는 정책을 내놨다. 출산율 감소와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가 주원인인지라 현실적으로 이를 해결하는 건 쉽지 않을 테다. 정부나 지자체가 시행 중인 청년일자리 지원 장려금, 취업성공패키지 등 여러 제도가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기는 어렵다. 취업 취약계층 중 경제적 수준이나 나이, 채용 기간 따위 여러 가지 제한을 뒀고, 근로자가 아닌 기업에 지원하는 제도로 대부분 중소기업이나 소규모 사업장에서 신규 직원 채용은 여전히 쉽지 않다. 

최근 뿌리산업 직종 인력 유입 정책으로 직업능력개발 훈련과정 수료 후 관련 기업 입사자에게 취업장려금을 지원하는 지자체들이 는다. 지원금 수령을 위한 일시적 근로가 아닌, 기업이 요구하는 기술을 가진 인력이 장기 근속해 뿌리산업의 자양분이 되도록 지자체의 전폭적 지원, 내실 있는 직업교육, 기업의 근로환경 개선 노력이라는 삼박자가 갖춰져야 한다. 시범운영하는 지자체의 직업교육 연계 취업장려금 지원사업이 성공으로 자리잡아 전국에 전파돼야 한다. 

한계에 몰린 뿌리산업을 비롯해 중소기업과 소규모 사업장이 고사되지 않도록 심폐소생할 골든타임은 바로 지금이다. 우리 경제의 근간이 몰락하면 주력산업의 동반 몰락 또한 정해진 순서다. 정부나 지자체는 현장 목소리를 담은 맞춤형 지원 대책 등 현실적인 정책 지원으로 구인난을 시급히 해소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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