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진>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9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으로 약 11시간에 걸쳐 검찰 조사를 받은 뒤 "검찰이 증거는 단 하나도 제시하지 못했다"며 검찰 수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수원지검에 출석해 오후 9시 43분께 조사를 마치고 나와 취재진에 "김성태 말이나 아무런 근거가 되지 않는 정황들, 도정 관련 이야기로 긴 시간을 보냈다"며 "상식상 있어서는 안 되는 이런 내용으로 범죄를 조작해 보겠다는 정치 검찰에 연민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는 "검찰 권력을 개인 소유로 만들어 정적을 제거하고 범죄를 조작하는 이런 행태야말로 반드시 청산해야 할 악습"이라며 "그럴 힘으로 경제에 더 관심을 가지고, 국민들의 민생 문제에 더 나은 대안을 만들어 내고, 한반도가 전쟁 위기에 치닫지 않도록 노력하는 일이 정부와 대통령의 임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날 검찰 출석 직전 블로그에 8쪽 분량 서면 진술서를 게재하고 검찰에도 제출했다.

이 대표는 전임 도지사 시절부터 추진했던 대북사업을 법률과 조례에 근거해 진행했을 뿐이고,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은 자신과 무관한 기업 범죄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진술서에서 "쌍방울 그룹 관계자한테 진술인(이재명)이 직·간접으로 부정한 청탁을 받은 적도 없을 뿐 아니라 북 측을 비롯한 누구에게도 금품이나 이익을 제공하도록 지시·권유·부탁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경기도지사로 재직하던 당시 북 측과 인도주의 차원에서 지원과 교류사업을 하려고 한 적은 있으나 이와 관련해 어떠한 명목이든 간에 대한민국 법률과 유엔 제재에 어긋나는 금품을 북 측에 제공하거나 제공하도록 부탁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이 대표는 "대북송금 혐의에 대한 증거는 김성태와 이화영 진술 뿐"이라며 "이들 진술도 시간이 흐르면서 계속 변해 일관성이 없고 신빙성이 매우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박태영 기자 pt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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